SBS '자명고'서 호동왕자, 낙랑공주 역

내달 말 시작하는 SBS TV 50부작 사극 '자명고'(극본 정성희, 연출 이명우)에서 각각 호동왕자와 낙랑공주 역을 맡은 정경호(26)와 박민영(23)은 나란히 "첫 사극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강원도 속초 '자명고' 촬영현장에서 만난 정경호와 박민영은 "이렇게 추울 줄 몰랐다.

그래서 힘들긴 하지만 많이 배우고 있다"며 웃었다.

정경호는 "사극은 내게 새로운 도전이었고, 막상 해보니 새로운 시작이었다.

한번은 꼭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해보니 지금껏 해온 것과는 전혀 다른 세계다"면서 "또 한번의 기회가 온 것이라 생각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구려 대무신왕의 아들인 호동왕자는 어머니가 적국인 부여 출신이라는 점이 왕위 계승에 있어 늘 약점으로 작용한다.

정체성 문제로 늘 고민하는 그는 조국을 위해 낙랑의 공주 라희를 유혹해 자기 편으로 만든다.

정경호는 "호동왕자는 왕위 계승이냐, 사랑이냐 아니면 왕위 계승을 위한 사랑이냐 이 세 가지를 놓고 혼란을 겪는 인물"이라며 "아버지에게도 버림받는 등 정체성의 위기로 고민에 빠진다"고 밝혔다.

사랑하는 호동왕자를 위해 조국을 배신하고 자명고를 찢는 낙랑공주 라희 역의 박민영은 "라희는 사랑에 올인하는 여자다.

그래서 한편으로는 사랑에 빠진 바보 같은 여자"라며 "캐릭터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릴 정도로 비극적인 여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을 통해 부상한 박민영은 "시트콤으로 데뷔했고 그 이후에도 밝고 명랑한 역할들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낙랑공주 역은 연기자로서 내 틀을 깨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촬영하면서 내가 그동안 너무나 몰랐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고 있고 많이 배우고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은 사실 지난해 KBS 2TV '전설의 고향'에서 구미호 연기를 펼치며 사극에 입문했다.

그러나 그는 "구미호 이야기는 단막극이었고 딱히 사극톤의 연기도 없었다.

촬영기간이 일주일로 짧아 내가 캐릭터를 제대로 구현하지 못해 부끄러운 점이 많았다"면서 "이번 작품이 내 첫 사극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구미호 때보다는 훨씬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왕자, 공주 역을 하는 소감은 어떨까.

정경호는 "촬영장에 가면 기분이 좋다.

수백 명이 내 말 한마디에 움직이고 따르는 것을 보면 우쭐해진다"며 웃었다.

박민영은 "의상과 장신구가 화려해지고 목욕 신을 찍어도 여러 사람이 시중을 드는 등 보살핌을 받게돼 즐겁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사극 출연을 앞두고 승마와 검술 등 액션 연습과 함께 발성 연습에 매진했다.

박민영은 "이번 작품을 위해 판소리를 배우는 등 화술 트레이닝을 본격적으로 받았다.

무엇보다 발성이 중요할 것 같다"며 "액션은 궁중 무예답게 최대한 아름답고 절도있게 보이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경호는 "대사 처리가 가장 어렵다.

그래서 그 부분에 가장 많이 신경을 쓰고 있고 발성 연습에 시간을 많이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