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기업, 배용준과 '아너스빌' 계약 연장 안해

주택경기 침체와 아파트 공급 감소로 건설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파트 브랜드 모델로 톱스타를 기용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있다.

4일 주택업계에 따르면 아파트 브랜드 '경남아너스빌'로 유명한 중견건설업체 경남기업은 지난 5년 동안 자사 모델로 활동해 온 한류스타 배용준씨와 지난해 말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경남기업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광고 스타일이 스타 마케팅에 의존하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어 일반인이 등장하는 광고를 내보낼 방침"이라면서도 "배용준씨와 재계약을 하지 않은 이유 가운데는 광고료 부담도 무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분간은 톱스타를 활용한 광고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파트 광고에서 유명 연예인이 사라진 경우는 경남기업뿐만 아니다. 대형건설업체 '빅5' 가운데 대우건설과 GS건설이 탤런트 김태희씨와 이영애씨를 모델로 쓰고 있을 뿐 나머지 3개사는 일반인이나 역사 속의 인물을 광고에 담고 있다. 현대건설은 괴테의 파우스트를 앞세우고 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집으로 간다'는 광고 카피로 일반인이 전면에 나섰다. 한화건설도 일반인을 모델로 선발,광고를 제작했다. 대림산업과 현대산업개발은 예전부터 연예인을 모델로 쓰지 않았다.

인기 연예인과 광고 계약이 얼마 남지 않은 건설업체들도 연장 계약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중공업의 경우 2006년 9월부터 '해모로' 아파트의 광고 모델로 활약하고 있는 영화배우 조승우씨와 재계약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급감하면서 이미 만들어 놓은 광고를 내보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거품이 많이 끼었던 모델료를 줄이면서 광고 효과를 높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정호진 기자 hj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