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시장 회복조짐 … 동방신기 4집 30만장 선주문
김동률.빅뱅도 한달새10만장넘어

SM엔터테인먼트는 24일 발매를 앞둔 '동방신기'의 정규 4집 앨범 'MIROTIC'이 선주문 30만장을 돌파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선주문 30만장 기록은 2004년 서태지 1집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동방신기가 1년7개월간 아시아투어를 마치고 국내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이다.

남성 5인조 가수 '빅뱅'은 지난달 8일 미니 앨범 3집 '스탠드업'을 출시해 한 달 만에 12만장이나 판매했다. 7월 말 내놓은 서태지 8집 싱글앨범도 15만장을 넘어서는 등 김동률 브라운아이즈 신화 등을 포함해 올 들어 10만장 이상 팔린 앨범은 6개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0만장 이상 판매된 앨범이 3개였던 것에 비해 두 배나 증가한 수치다. 올 상반기 음반 판매량도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전환,음반시장 부활에 청신호가 켜졌다. 대형 가수들의 앨범이 늘어난데다 정부의 불법 복제 단속 효과도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음반 시장은 2001년 이후 지난해까지 해마다 감소했다. 음반산업협회에 따르면 상위 100개 음반 판매량은 2001년 1217만장을 정점으로 2004년 606만장,2005년 590만장,2006년 460만장,2007년 283만장으로 줄었다. 음악 시장이 음반 중심에서 디지털 음원 위주로 옮겨지면서 불법 복제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상반기에는 158만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24만장에 비해 27%나 늘었다. 동방신기 앨범 등 10만장 이상 팔린 6개 앨범의 총판매량은 90만장을 넘었다. 지난해 10만장 이상 3개 앨범 총계 47만5000장의 두 배 규모다.

음반 판매 증가는 공연 등 관련 오프라인 상품 매출을 끌어올려 음악 시장을 활성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신원수 로엔 엔터테인먼트 대표는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음반을 조기 출시해 상반기 판매량이 늘어난 이유도 있지만 음반 시장 감소세가 바닥을 친 것은 확실하다"며 "올해는 음반 시장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반 시장 회복세는 우선 인기 가수들의 음반 발매에서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정상급 가수들인 동방신기와 빅뱅 서태지 김동률 등이 수많은 팬들을 발판으로 음반 매출 수익을 꾸준히 거둬왔다.

음반시장 회복조짐 … 동방신기 4집 30만장 선주문
또 정부가 온.오프라인에서 불법 복제 퇴치에 적극 나서면서 '복제는 불법'이란 인식이 소비자들 간에 자리잡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월 서울 대학가 등에서 불법 DVD와 앨범 등을 집중 단속에 나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1068건,28만여점을 회수해 폐기했다. 지난달에는 저작권 보호 책임을 강화한 새 저작권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고 최근에는 사법경찰권을 부여한 41명의 상설단속반을 가동했다.

그러나 이효리 에픽하이 자우림 김건모 쥬얼리 등은 올해도 불법 복제로 인해 새 앨범 판매에 큰 피해를 봤다고 소속사들은 주장하고 있다. 디지털 음원 중 85% 이상이 여전히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에 음반 시장이 정상화되려면 이 같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