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영국 현대미술 지금 투자해도 될까요
영국 현대미술이 국내 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가나아트갤러리의 마크 퀸 개인전(8월3일까지)에 이어 '아이러니& 제스추어'를 주제로 한 국제갤러리의 대규모 그룹전(8월14일까지),박여숙화랑의 조각가 나이젤 홀 개인전(9월16일~10월6일),서미앤투스갤러리의 키스 코벤트리 작품전(8월1일~9월5일),PKM트리니트갤러리의 팝아트 작가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개인전(내년 4월) 등을 통해서다.

영국 현대미술이 대거 들어오는 것은 런던 미술시장의 전례없는 호황으로 국내에도 영국 미술 수집층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 컬렉터들의 작품 구입이 늘면서 시장 확대와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영국 미술시장은 크리스티와 소더비가 실시한 올 2월,7월 두 차례 경매에서 낙찰 총액이 지난해보다 10% 정도 늘어 5억파운드(약 1조원)를 돌파했다. 지난 1일 소더비 런던의 컨템포러리 경매 낙찰률은 95%에 달했다. 데미안 허스트의 해골 작품은 작년 미국 기업가에게 1억달러(940억원)에 팔려 화제를 모았고,지난 5월 뉴욕 경매에 등장한 아일랜드 출신 영국 작가 프란시스 베이컨의 '3부작'(Triptych·1976년작)은 8620만달러(약 903억7200만원)에 낙찰돼 영국 작가들의 세계적 인기를 반영했다.

영국 현대미술이 주목받자 국제갤러리는 국내 최대 규모의 영국 작가 그룹전 '아이러니&제스추어'전을 마련했다. '영국 팝아트의 아버지' 리처드 해밀턴을 비롯해 잉카 쇼네바레,사이몬 패터슨,찰스 에이버리,데이비드 배철러,샌 벅스톤,데이비드 맥,데이비드 슈리글리,개리 웹,리차드 우즈 등 인기작가 11명의 회화·조각·설치·사진·영상 작품 38점이 걸렸다. 샌 벅스톤이 얇은 스테인리스판을 오려 정교하게 만든 설치작품 '마이크로맨 컬렉션',영국 왕립미술원 교수인 데이비드 맥이 캔버스에 잡지 사진을 오려 붙여 만든 콜라주 '바벨탑' 시리즈 등이 눈길을 끈다.

1987년 올림픽 조각공원 안에 '통일성'이라는 주제로 작품을 설치한 조각가 나이젤 홀도 오는 9월 한국을 찾는다. 홀은 삼차원의 개념 연구를 지속해온 작가로,극도로 정제되고 추상화된 작품을 선보인다. 박여숙화랑의 초대전 형식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는 원추의 단면과 막대로 구성된 기하학적 조형미가 돋보이는 나무 작업과 드로잉 작품 20여 점이 출품된다.

역사회화 작가 키스 코벤트리의 작품 10여 점도 서울에 온다. 코벤트리는 러시아 추사화의 거장 말레비치를 비롯 20세기 초 야수파를 대표하는 라울 뒤피,이탈리아 국민화가 조르지오 모란디의 작품을 고전적 형태로 재해석한 작가. 서미앤투스갤러리가 기획한 이번 전시에는 라울 뒤피가 그린 리비에라 지방의 풍경을 흑백의 모노크롬으로 재구성한 '검은색 화화''심미로서의 심미' 등 다양한 회화 작품들이 소개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