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여대생' 개봉 "흥행에 목말라있다"

곽재용 감독의 전작들을 돌아보면 로맨틱 코미디 '엽기적인 그녀'나 최루성 멜로물 '클래식',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에도 액션장면은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곽 감독이 새로 들고 온 '무림여대생'은 아예 제목부터 본격적인 무협물 임을 내세운 영화다.

어려서부터 무공을 익혀온 여대생 소휘(신민아)가 사랑에 빠져 무술을 멀리하지만 소꿉친구 일영(온주완)과 재회하면서 운명을 받아들인다는 이야기.
16일 시사회 후 만난 그는 이 영화를 만든 계기에 대해 무엇보다도 늘 액션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리샤오룽(李小龍)과 장처(張徹) 감독의 무협영화를 좋아했습니다.

'무림여대생'은 '엽기적인 그녀'와 무협을 버무린 영화 정도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 어디에선가 무협 고수들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로 출발한 영화입니다.

한창 사랑할 나이의 여대생이 바로 무림의 고수라는 설정이었고, 신민아에게도 에너지가 넘치는 밝음을 표현해 달라고 주문했어요.

"
곽 감독은 풍경화를 보는 듯한 느낌의 액션장면을 찍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하면서 본격 무협물을 찍는 작업은 예상보다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고전적인 느낌이면서 풍경화를 보는 것 같고, 환상적인 느낌이 들도록 찍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촬영이 계획보다 계속 늦어지더군요.

제주도 무밭에서 찍은 액션신은 보기에 낭만적이죠. 그런데 무꽃은 무가 다 썩어갈 때 피기 때문에 찍는 내내 바닥이 계속 무너지고 냄새가 진동해서 참 힘들었습니다.

또 비가 많이 와서 촬영을 못한 날도 많았죠."
발랄하게 시작한 '무림여대생'의 이야기는 결국엔 눈물 빼는 로맨스로 향한다.

그의 전작들이 꾸준하게 걸어온 멜로의 길을 걷는 것. 그는 오랜 시간 러브스토리에 집중해온 이유를 이야기했다.

"사랑받는 순간이 바로 구원의 순간이거든요.

남녀가 설레는 사랑에 빠지는 순간은 사실 오래 가지 않아요.

영원하지 않으니 자꾸 찾고 환기하게 되는 거죠. 또 대중과 가장 가까이 호흡할 수 있는 주제가 바로 사랑입니다.

정치적 아픔을 그리는 감독도 필요하겠지만 사랑 이야기를 하는 감독도 필요한 거잖아요.

"
그는 최근 몇년 사이 일본과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엽기적인 그녀'와 '클래식'의 성공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의 아야세 하루카와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고이데 게이스케를 기용한 일본어 영화 '사이보그 그녀'를 만들어 일본에서 지난달 개봉하기도 했다.

또 '엽기적인 그녀'는 할리우드에서 '마이 쎄씨 걸(My Sassy Girl)'로 리메이크돼 최근 국내에 역수입됐으며 곽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중독'은 미국에서 '포제션(Possession)'이라는 제목으로 제작됐다.

"아시아에서 잘 된 것은 공통적인 정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쉽고 친근하게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제 영화는 외국 관객에게 이야기가 아니라 감정과 정서를 전달합니다.

감정이란 언어가 달라도 받아들여지는 것이니까요.

그러나 미국 진출에 대해서는 사실 별 감흥이 없어요.

우리 영화가 미국에서 다시 만들어지는 것보다는 우리가 만든 영화가 나가서 성공하는 게 더 좋습니다.

"
그는 앞으로도 해외 공동제작에 집중할 계획이다.

차기작으로도 쉬커(徐克) 감독의 '상하이 블루스'를 리메이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제 기획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시나리오부터 써야죠. 한국 영화시장이 썩 좋지 않기 때문에 한국에서만 만들 수는 없을 겁니다.

중국 배우와 한국 배우를 함께 출연시키거나 중국 배우들로만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
새 영화를 국내 개봉하는 소감을 묻자 곽 감독은 2004년 개봉한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가 국내 평단으로부터 혹평을 받은 것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며 관객에게 긍정적인 관심을 부탁했다.

"영화에 있는 약간의 부정적인 점들 때문에 장점도 분명히 있는데 전체가 부정적으로 보이는 경우가 있어요.

'무림여대생'은 즐겁고 신나는 영화입니다.

예전에도 분명 흥행을 해봤지만 이번에는 더욱 흥행에 목말라 있어요.

이제 '무림여대생'을 관객에게 시집 보냈으니 사랑받기를 바랄 뿐입니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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