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남학생들의 책받침에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이 피비 케이츠였다면 여학생들의 책받침은 팝그룹 듀란듀란의 존 테일러(48·사진 왼쪽)가 장악하고 있었다.

붉게 염색한 앞머리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그는 지난해 영화 '그 여자 작곡 그 남자 작사'에 나온 가상 그룹 '팝'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다.

그가 듀란듀란 멤버들과 함께 오는 4월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펼친다.

1989년 이후 19년 만이다.

그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지난 번 공연 때 느낀 한국 관객들의 엄청난 에너지를 잘 기억하고 있는데 이번 공연도 매우 신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않았다.

1978년 결성된 듀란듀란은 1985년 이후 수차례의 멤버 교체를 거쳐 2001년에는 원년멤버들로 다시 뭉쳤다.

30년 동안 그룹이 해체되지 않고 존속해온 것.그는 "비틀즈도 고작 8년 동안만 함께 했다"며 "지금까지의 음악 인생 중에서 우리가 다시 만난 것은 정말 '사건'이고 마법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의 음반 판매량은 8500만장에 달한다.

멤버들이 가장 애착을 갖는 곡은 1987년 발표한 '스킨 트레이드'.이 곡은 펑키하면서도 탄탄한 사운드로 당시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

듀란듀란은 이번 무대에서 예전의 인기곡과 함께 지난해 발표한 음반 '레드 카펫 메세커(red carpet massacre)'도 들려줄 예정이다.

인기 팝가수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참여한 이 앨범은 듀란듀란의 녹슬지 않은 명성을 재확인시켜줬다.

테일러는 "새 앨범은 이제까지와 비교할 때 아주 신선하고 새로운 사운드로 특히 '스킨 다이버'와 '폴링 다운'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이전과는 다른 무대를 선보이겠다며 큰 의욕을 보였다.

"기타 사운드를 강화하고 무대 위에서 여러 영상장치를 활용해 입체적인 공연을 선보일 겁니다.

이전보다 더 신나는 분위기를 연출할 테니까 관객들도 파티복을 입고 와주면 좋겠어요."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