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자활센터서 첫 자원봉사 활동

"오히려 제가 많이 배웠고 스트레스 확 풀렸어요".

11일 오후 5시 20분께 서울 마포구 신수동 장애인자활센터인 '맑음터'를 빠져 나오는 첼리스트 장한나(26)의 표정은 빛났다.

장한나가 작년 11월 대한적십자사의 적십자평화순회대사로 위촉된 뒤 첫 봉사활동을 벌였다.

그의 장기인 첼로가 아니로 몸으로 때우는 봉사활동이었고 그의 말로는 첫 자원봉사 경험이었다.

"본인이 몸으로 할 수 있는 봉사를 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해서 마련된 자리"라고 김태광 적십자사 홍보팀장은 설명했다.

오후 4시께 한완상 총재와 이곳을 찾은 장한나는 우선 맑음터 2층에서 여성 정신지체 장애우 10여명과 함께 30여분간 이력서 다발을 포장하는 작업을 했다.

처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장한나의 봉사활동은 자연스러웠다.

함께 작업을 한 장애우들에게 스스럼 없이 말을 걸고 "와, 잘했어요"라고 흥을 돋우며 분위기를 띄웠다.

이어 맑음터 지하층으로 이동, 이곳 장애우들과 함께 김밥도 만들었다.

평소 요리 실력에 대해 집에서 김밥이나 계란 부침 정도의 요리(?)만 해봤다고 귀띔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옆에 앉은 장애우에게 "우엉 주세요, 계란 주세요"라며 먼저 말을 걸면서 친하게 다가가는 모습은 첼로 실력 못지 않은 '프로' 실력이었다.

자신의 붙임성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듯해 보였다.

더운 날씨 탓인지 간혹 땀은 닦았지만 함께 만든 김밥으로 식사를 마칠 때까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장한나는 "한국에 올 때마다 이런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완상 총재는 장한나의 이날 활동에 대해 "함께 고통을 나누고 놀아주고 웃어주는게 동고동락"이라며 "장한나는 진짜 인본주의 순회대사"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