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 배종옥 김상중 주연 SBS '내 남자의 여자'

"바람 중에서도 가장 질이 낮은 바람이야. 돌팔매질 당할 바람이라구!"

"상관없어. 그렇게 살다 죽을 거야."

"색정녀가 된 느낌이야."

'언어의 마술사' 김수현 작가가 인생을 성찰한 '사랑과 야망'의 1년 여정을 끝내자마자 내놓는 새로운 드라마의 생생한 대사들이다.

4월2일 첫 방송하는 SBS TV 24부작 월화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연출 정을영)는 아침 드라마에서 마르고 닳도록 요리해온 불륜을 소재로 한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뭔가 다를 것 같다는 기대감을 준다.

김수현 작가의 작품이기 때문이다.

캐스팅에서부터 김희애와 배종옥이 역할 바꾸기를 해 화제를 모은 이 드라마는 친구의 남편을 빼앗는 이야기다.

그런데 그 과정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빼앗은 후부터의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김 작가는 불륜과 마주선 인물들의 심리와 입장을 특유의 세밀한 터치로 묘사할 전망이다.

현모양처 지수(배종옥)와 대학 전임강사 준표(김상중)는 아들 하나를 두고 단란한 가정을 꾸려나간다.

어느 날 미국에 살다 사별하고 돌아온 지수의 친구 화영(김희애)이 등장하고 화영은 지수의 가족여행에 동행했다가 준표와 격렬한 사랑에 빠진다.

사랑에 눈이 먼 이들은 지수의 집에서도 도발적인 행각을 벌이다 지수의 언니 은수(하유미)에게 발각된다.

이 내용이 모두 1회에서 전개된다.

몰래 불륜을 즐기다 막판에 들통나는 여느 불륜 드라마들과의 대표적이 차이다.

27일 오후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내 남자의 여자' 제작발표회에서 공영화 SBS 드라마국장은 "경쟁사의 드라마였던 '주몽'이 끝난 후 SBS의 경쟁력을 회복시키고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기획한 드라마"라며 힘줘 말했다.

그는 이어 "사람들은 누구나 백년해로를 원하지만 항상 위기가 찾아오기 마련이다.

그런 간명한 주제를 그린 드라마"라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이 드라마는 불륜의 당사자, 불륜의 피해자가 된 두 여자를 통해 어디선가 누구의 아내, 누구의 며느리, 또는 홀로서기를 하고 있을 많은 여성들에게 연민과 공감을 표현한다.

그리고 제2라운드 인생의 시작을 알리는 희망의 종을 울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현모양처가 아닌 '나쁜 여자' 쪽에 선 김희애 역시 "이 드라마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가르는 것이 아니다.

인물 각자의 심리에 접근하는 드라마다.

김수현 선생님의 작품에는 악인이 없다.

그만큼 등장인물 개개인의 심리와 입장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종옥은 "많은 드라마가 불륜을 묘사하는데 왜 우리 드라마도 불륜인가를 물을 수 있다.

그러나 김수현 선생님은 인물들이 어떤 마음일까를 심도 있게 그릴 것이고 시청자들이 듣고 싶어하는 대사를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감히 이 드라마가 다른 드라마와 다를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1회에는 지수의 언니 은수에게 화영과 준표의 불륜이 들통나고 4회에서는 지수마저 이 사실을 알게된다.

나머지 20부는 모든 사실이 까발려진 상황에서 인물들간의 치열한 심리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과연 김수현 작가가 그리는 불륜은 어떻게 다를까.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