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용띠위에 개띠'가 내년 1월5일 대학로 이랑씨어터에서 10년째 공연에 들어간다.

1997년 5월 첫 선을 보인 이래 지난 8월부터 4개월여간 휴식기간을 거쳐 재공연되는 것.10년째 공연은 국내 연극 사상 최장 기록이다.

4개월 동안 쉰 것도 초연부터 주인공역을 맡아온 이도경씨가 9년 만에 휴식을 취했기 때문.한 배우가 9년 연속 동일한 배역을 맡은 것도 연극에선 최장 기록이다.

'용띠위에 개띠'는 지난 9년간 2600여회를 공연하며 26만명의 관람객을 끌어 들였다.

총 수입은 24억5000만원,순이익은 9억5000만원으로 각각 추정된다.

그동안 극장 인수와 운영,배우와 스태프 인건비 등에 지출된 총 비용은 약 15억원이다.

제작사 이랑씨어터 측은 이 작품의 흥행에 힘입어 대학로에 자체 극장을 보유하게 됐다.

그동안 공연에는 개인 관객뿐 아니라 서울에 온 지방여행객,기업 단체 관람객 들이 꾸준히 찾아왔다.

이만희 작가의 원작을 토대로 한 이 작품은 별난 부부의 사랑과 갈등을 재치 있게 묘사한 내용이다.

남녀의 첫 만남부터 결혼과 출산,결별과 재결합에 이르는 과정이 코믹하게 제시된다.

부부싸움 중 '쌍코피'가 터진 남편이 휴지로 코를 막은 채 무대 위를 뛰어 다니고,가난한 남편이 아내의 생일선물로 냉장고 대신 꽃가루를 뿌려주는 장면 등은 눈시울을 뜨겁게 한다.

주역 겸 제작자인 이도경씨는 연극의 인기를 등에 업고 영화배우로도 유명해졌다.

'와일드카드'의 도상춘 역을 비롯,'사생결단''마이캡틴 김대출 등에서 개성적인 연기로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씨의 상대역에는 백채연과 박은주가 더블캐스팅됐다.

이 작품은 매주 금∼일요일 5회 공연된다.

한편 기네스북에 올라 있는 세계 최장기 연극은 지난 52년 영국에서 초연된 후 55년째 공연되고 있는 아가사 크리스티 원작의 '쥐덫'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