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를 보고 난 뒤 차이코프스키는 '셰익스피어의 비극을 뛰어 넘는 최고의 음악적 전율'이라고 고백했다.

또 괴테는 '우리가 오페라에 품을 수 있는 최고의 욕망'이라고 찬미했다.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기념해 예술의전당이 오페라 '돈 조반니'를 4월20일부터 23일까지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은 예술의전당과 영국 로열오페라하우스가 공동으로 기획·제작한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프랑스 혁명이 발발하기 꼭 2년 전인 1787년 체코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돈 조반니'는 스페인의 바람둥이 '돈 후안'의 화려한 여성편력을 소재로 삼고 있다.

희극적 요소와 비극적 요소가 절묘하게 어울린 작품으로 특히 주인공 돈 조반니가 불길에 휩싸이며 지옥으로 떨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오페라 역사상 가장 기괴하고 공포스러운 엔딩 중 하나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 연출을 맡은 프란체스카 잠벨로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도 이 부분이다.

잠벨로는 실제로 무대가 가라앉으며 연기와 불길이 치솟고 거대한 철제구조물이 화염에 휩싸인 채 무대 좌우를 시계추처럼 왕복하는 모습을 펼쳐보일 예정이다.

그녀는 뮤지컬,연극,오페라의 장르를 넘나드는 새로운 해석과 대담한 연출로 로렌스 올리비에상을 세 차례나 받은 화제의 연출가.

출연진의 면면도 화려하다.

돈 조반니 역은 세계 정상급 바리톤 지노 킬리코와 빈 슈타츠오퍼의 유일한 한국인 전속가수 바리톤 심인성이 맡는다.

돈 조반니의 하인으로 난봉꾼 주인의 뒤처리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익살맞은 캐릭터 '레포렐로' 역에는 베이스 연광철이 캐스팅됐다.

연광철은 170㎝의 왜소한 체구로 유럽의 주요 오페라 무대에 차례로 올랐고 미국 뉴욕의 메트로폴리탄까지 진출해 호평을 받은 '작은 거인'.

독일 슈투트가르트 국립오페라단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이스 김남수가 연광철과 교체 출연한다.

돈 조반니의 상대역인 돈나 엘비라 역에는 소프라노 임지현과 정민희,돈나 안나 역에는 소프라노 박은주와 민숙연,체를리나 역에는 소프라노 문혜원과 이윤숙이 각각 더블캐스팅됐다.

이들은 돈 조반니의 여성편력을 늘어놓는 '카탈로그의 노래',달콤한 유혹을 노래하는 '우리 손을 맞잡고',호쾌한 '샴페인의 노래' 등 우리 귀에 친숙한 아리아들을 들려준다.

(02)580-1300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