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간 불황에 허덕이던 고미술품시장에 봄바람이 불고 있다. 경매시장에서 옛도자기 고서화 등 고미술품거래가 활기를 띠면서 낙찰률이 높아지고 있고 가격도 오르는 추세다.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에 작년 한 해 동안 출품된 고미술품은 694점으로 이 중 457점이 팔려 낙찰률이 66%에 달했다. 2001년 낙찰률 31%에 비하면 35%포인트가 높아졌고 2004년 57%에 비해서도 9%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신생 미술품경매회사 K옥션이 최근 3회에 걸쳐 실시한 경매에 출품된 고미술품 169점 중 106점이 팔려 낙찰률 63%를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고미술품 가격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월 경매에선 17세기 초기 제작된 '철화백자운룡문호'가 예정가(15억원)보다 높은 16억2000만원(수수료포함)에 낙찰돼 2001년 7억원에 팔렸던 '노송영지도'(겸재 정선)의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 또 조선시대 청화백자오족용문대호는 예정가(6억원)보다 높은 6억2000만원,탄은 이정의 고서화 '설죽도'도 예정가(5000만~7000만원)보다 높은 78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 고미술 전문가들은 이 같은 시장 분위기에 대해 "고미술품 경기가 바닥을 친 것 같다"면서 "일본 등 해외시장에서 한국 고미술품 수요가 늘고 있는 데다 가격이 국제통화기금(IMF) 이전의 30~40% 수준이어서 일부 컬렉터들이 장기투자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미술품 시장이 이처럼 활기를 띠자 중저가 고미술품을 주로 매매하는 군소경매업체들이 너도나도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한국미술품경매가 1996년 중저가 고미술품경매시장에 처음 진입해 명맥을 유지해 오다가 최근 명품(MP)경매,대구 대호경매,동서경매 등이 문을 열었다. 또 부산 조현화랑은 고미술품과 서양화를 50%씩 취급하는 경매회사를 연내 설립할 예정이고 서울 가회동의 북촌 미술관은 중국 고미술품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경매회사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