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말 타계한 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씨 작품이 국내 경매시장에서 무더기로 낙찰됐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22일 오후 실시한 경매에 출품된 백남준 작품 8점 가운데 백씨가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과 함께 한 퍼포먼스를 미국 사진작가 피터 무어가 찍은 35장 사진세트가 1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사진마다 백씨의 서명과 메모가 있고 사진 포장 앞 뒤에 소월의 시 '진달래꽃'과 '먼후일'을 친필로 적은 것이다. 또 TV수상기를 이용해 만든 '인터넷 드웰러'(132 X 127 X 61cm)는 1억6000만원에 팔려 백씨 비디오작품 중 국내경매 최고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백씨 작품 중 국내 경매 최고가는 2000년 10월 서울옥션 30회 경매에서 6400만원에 팔린 '4인도'였다. 해외에서는 2005년 파리 경매에서 12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1억2000만원)에 판매된 '야간비행'이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인터넷 드웰러'는 3개의 TV수상기와 3개의 조명기구를 연결해 만든 사람모양의 작품으로 1994년 제작 당시 백씨는 "인터넷이 집단 가면을 쓰고 살아가는 우리 사회구성원들을 시공을 초월해 연결해준다는 이미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트랜지스터 라디오 카메라 등으로 만든 '그린1'(199 X 75 X 28cm)이 1억1000만원에 팔리는 등 이번 경매에 출품된 백씨 작품 8점이 모두 낙찰됐다. 한편 이날 예상낙찰가 6억~7억원이었던 조선시대 후기 '청화백자 오동인물학문필통'은 유찰되는 등 도자기 출품작은 대부분 유찰됐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