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미국 폭스TV는 리얼리티쇼 '백만장자와 결혼하기'(원제 Joe Millionaire)를 방송했다. 프로그램은 프랑스에 성(城)을 갖고 있는 부호가 20명의 여성 가운데 파트너를 선택하는 과정을 담아 화제를 모았다. 이 부호는 막판에 사실 자신은 백만장자가 아니라 중장비 운전기사라는 실체를 최종 선택된 여성에게 고백해 반전을 시도했다. 국내에도 케이블TV 채널에서 소개됐다. 이 리얼리티쇼를 모티브로 삼은 드라마가 방송된다. 김현주ㆍ고수 주연으로 26일부터 SBS가 방송하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극본 김이영, 연출 강신효). 화제작 '프라하의 연인' 후속이다. 최근 SBS '토지'에서 최서희 역을 연기했던 김현주는 평범한 외모에 생활력 강한 계약직 은행원 한은영 역을 맡았다. 가난하지만 착한 남자 김영훈 역에는 SBS '그린로즈', 영화 '썸'의 고수가 캐스팅됐다. 리얼리티쇼에서 김영훈이 '백만장자'로 등장하고 그의 첫사랑 한은영이 후보 여성으로 출연한다. 김영훈은 프로그램에서 한은영을 파트너로 선택하고 한은영도 어쩔 수 없이 "영훈이 가짜라도 그를 좋아한다"고 대답한다. 리얼리티쇼가 끝난 뒤 연인인 것처럼 행동해야 하는 김영훈-한은영 커플 주위에 진짜 왕자와 공주가 얽힌다. 명문가의 자제인 이 프로그램 PD 유진하(윤상현)는 솔직한 성격의 한은영에게 마음을 뺏긴다. 김영훈을 조련하던 배우이자 방송사 사주의 딸인 정수민(손태영)도 우직한 김영훈에게 관심이 간다. 제작진과 출연진은 10월 중순 프랑스 보르도 인근의 한 성에서 해외로케이션을 마쳤다. 프랑스 촬영분은 3~7부에서 소개된다. 화려한 성이 등장하고 드라마 제목에도 '백만장자'가 포함된다. 이런 사실이 시청자에게 위화감을 조성하지는 않을까. 이에 대해 강신효 PD는 "'짝퉁' 신데렐라와 개구리 왕자의 진실한 사랑 찾기를 다룰 예정"이라며 "평범한 사람들의 평범한 사랑 이야기를 단막극이 아닌 미니시리즈로 풀기 위해 리얼리티쇼 등의 장치를 도입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인공들은 친숙한 이웃 같은 이미지를 전할 것"이라면서 "다른 미니시리즈에 비해 주인공 주변 출연진을 많이 포진시켜 가족 이야기를 많이 소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드라마에서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는 형식도 선보이게 된다. 실감나는 리얼리티쇼 프로그램 장면을 연출하기 위해 CCTV로 찍은 출연진의 움직임과 인터뷰 등도 방송한다. 한편 강 PD는 손태영을 방송사 사주의 딸로 설정한 것에 대해 "내가 PD인 만큼 내가 잘 아는 부분인 방송사 이야기를 해 보고 싶어 시니컬한 성격의 방송사 PD와 방송사 사주의 딸도 출연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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