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3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KBS 2TV 수목드라마 '장밋빛 인생'(극본 문영남, 연출 김종창)이 10일 밤 24회 방송을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8월 말 첫선을 보인 이 드라마는 주연배우 최진실의 개인적인 경험과 유사한 드라마 내용 때문에 방영 전부터 화제가 됐고 이후 어떤 작품에서보다 실감나는 그의 연기에 힘입어 인기 드라마로 발돋움했다. 10일 오후 여의도 63시티 국제회의장. '장밋빛 인생' 종영자축연에서 최진실을 만났다. 그는 어느 때보다 밝은 모습이었다. "아직도 드라마가 끝난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아요. 지금도 대본 들고 촬영장에 가서 연기하고 싶어요." 손현주ㆍ이태란ㆍ남궁민ㆍ나문희 등 출연진들과 함께 무대에 오른 최진실은 드라마를 끝내기가 못내 아쉬운 듯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마음속에 한 분 한 분 감사할 분들이 너무나도 많다"면서 무대 중앙으로 걸어나와 말 대신에 큰절로 감사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보여드릴 것이 더 많았는데 놓친 것 같아서 아쉬워요." 드라마에서 40대 억척 주부 '맹순이'로 열연한 최진실은 "드라마 초반 남편 '반성문'(손현주 분)과의 갈등구조는 나름대로 잘 살렸다고 생각하는데 친모와 아이들과의 갈등과 아픔 등은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극중 맹순이가 암 선고를 받은 이후에는 상상에 의존해 연기해야 했기 때문에 특히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최진실이 맹순이 역할에 완전히 동화될 수 있었던 것은 개인적인 경험이 무엇보다 큰 몫을 했던 것 같다. 그는 주저없이 "누구보다 맹순이에 대해 공감한다"고 말했다. "내 경험을 가장 많이 떠올리며 연기했다"고도 했다. 드라마에서 어느 누구보다 많이 울었던 최진실. 그는 '장밋빛 인생'의 명장면을 꼽아달라는 주문에 남편 반성문으로 열연한 손현주의 신을 꼽았다. "맹순이가 암 수술을 위해 병원으로 가기 전에 남편에서 유서와 비슷한 편지를 남기는 장면이 있어요. 남편 반성문이 집에 돌아와 편지를 읽어요. 손현주씨가 오열하는 모습을 보면서 남자의 눈물이 더 가슴 절절하다는 것을 처음 느꼈습니다." 자신이 맹순이라면 극중에서처럼 남편 반성문을 용서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최진실은 아이들을 언급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실제라면 아이들이 있으니까 용서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진실은 이 드라마를 통해 얻은 것은 배우로서의 성공 뿐만은 아니었다. 그는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다"고 말했다.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까지 저 자신을 불행한 여자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드라마를 하면서 죽음을 앞둔 맹순이가 자신이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 삶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보면서 느낀 점이 많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행복하다고 느끼기는 쉽지 않은데 드라마를 통해 내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배웠습니다." 4개월간의 촬영기간 동안 자신의 두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는 최진실은 드라마가 끝났으니 이제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책 읽어주며 좀 쉬고 싶단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드라마를 시작하기 전에도 너무 힘들었고 촬영 중에도 '이렇게까지 해서 연기를 해야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면서 "감정이 격해질 때마다 어루만져 준 김종창 감독에게 감사한다"는 뜻을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