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김삼순', 제2의 '파리의 연인'

'삼순삼식' 커플이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MBC TV 수목극 '내 이름은 김삼순'(극본 김도우, 연출 김윤철)의 8일 3회 시청률이 28.5%(AGB닐슨미디어리서치 조사 결과)로 나타나 방영 2주만에 30%고지를 넘어설 태세다.

'마음껏 놀고 있다'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김선아의 코믹 연기가 정점에 달해있고, 아직은 신인급인 현빈이 그의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는 모양새.

두 사람이 극의 대부분을 이끌어 가고 있는 가운데 시트콤 '안녕, 프란체스카'로 호평받아 정극 연기자로 데뷔한 정려원도 무리없이 자신의 배역을 소화해내고 있다.

특히 시청자 게시판에는 극중 김선아의 이름인 '삼순'이와 김선아가 현빈을 '삼식'이라고 부르는데 착안, 이들을 '삼순삼식' 커플로 명명하고 있다.

지난 1일 시작한 '내 이름은 김삼순'의 고공비행은 딱 1년전 '파리의 연인'의 인기와 닮아있다.

작년 6월 5일 시작한 박신양ㆍ김정은 주연의 SBS TV 특별기획 '파리의 연인' 역시 첫 주 시청률이 20%를 넘어선데 이어 방영 2주차에 주간 시청률 35.2%로 30%대를 훌쩍 넘어섰다.

'파리의 연인'이 방영된 시간대가 비교적 시청률 경쟁에서 유리한 편인 주말 밤 10시대였던 것에 비하면, 각 방송사의 경쟁이 어느 시간대보다 치열한 수목 드라마에서 '내 이름은 김삼순'이 거둔 시청률은 더욱 눈에 띈다.

'내 이름은 김삼순'과 '파리의 연인'은 평범한 여인과 재벌 2세 남자를 주인공으로 한 로맨틱 코미디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파리의 연인'이 신데렐라 신드롬을 오히려 정공법으로 파헤쳤다면, '내 이름은 김삼순'은 의도적으로 신데렐라가 되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게 차이라면 차이점.

'내 이름은 김삼순'은 MBC의 '효도 상품'이자, '여름에는 로맨틱 코미디가 강세'라는 방송가의 불문율을 새삼 확인시켜주고 있다.

▲삼순 VS 태영

삼순이나 태영이나 그저 꽃같은 여인을 거부했다.

한마디로 '씩씩하다'. 티격태격 현진헌(현빈)과 한기주(박신양)와 끊임없는 갈등을 만들어낸다.

삼순이는 빚보증으로 날아갈 위기에 처한 추억의 집을 건사하기 위해 계약 연애에 합의하고, 태영이는 프랑스 유학비용을 벌기 위해 한기주의 파티 파트너 제안을 받아들인다.

삼순이와 태영, 모두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당당하다.

그러나 실제는 삼순이가 좀 더 능력있다.

삼순은 프랑스 유학(이것도 닮아있다!)후 능력있는 파티쉐가 돼있다.

태영은 영화학도를 꿈꾸지만 한기주 집의 가사도우미였으며, 영화와는 상관없이 한기주의 회사에서 사보팀원으로 일할 뿐이다.

'평범한 여인'이라는 설정에서도 삼순이가 좀 더 현실적.

'뚱녀에 노처녀'라는 컨셉트가 각종 다이어트에 진저리치는 여자들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삼순이나 태영이나 남자에 끌려다니지 않고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결정하려는 태도를 보여 드라마속 여성 캐릭터에 한발짝 진보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투사'다.

▲진헌 VS 기주

사랑에 냉소적이다.

그리고 능력있다.

부모가 이뤄놓은 재산에 만족하지 않고 일이 좋아(기주), 아니면 좋아하는 일(진헌)에 매달린다.

사랑은 한번의 쓰라린 경험으로 마음 속에 접어놓았다.

한기주가 드라마로는 쉽지 않은 이혼남-처녀의 결합을 이뤄냈다면, 현진헌은 연상녀-연하남 커플을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다.

새로운 사랑을 일구어가는데 문제는 늘 남자쪽에 있다.

한기주는 조카이자 알고보니 친동생 때문에, 현진헌은 첫사랑이 다시 돌아오며 갈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기주는 '일하는 재벌 2세'를 참신하게 부각하면서도 기성세대의 관점에서 점수를 더 얻었다.

반면 현진헌은 비록 나이는 어리고 모든 것을 갖췄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점에서 젊은 세대들에게 더 어필하는 캐릭터다.

돈많은 남자 주인공은 사랑에만 빠져있는 듯한 행태에서 벗어나 '돈많아도 일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일깨워준 셈이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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