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가리지 않아요. 털털한 성격에 좋고 싫은 점이 분명해요. '극중 캐릭터가 정말 나구나'라고 느꼈어요." 한채영은 무척 들뜬 표정이었다. 특히 극중 캐릭터에 대해 설명할 때는 목소리가 한 단계 높아졌다. 25일 SBS 목동 사옥에서 열린 드라마 '온리 유'(극본 황성연, 연출 최문석) 기자간담회에서의 모습이다. 한채영은 이 드라마에서 요리에 미친 여성 차은재로 등장한다. 요리 공부에 대한 욕심 때문에 대학 진학도 포기하고 가족 몰래 이탈리아로 건너간다. 특히 차은재는 한채영의 실제 성격과 비슷한 면이 많다. 한채영은 "억척스럽고 하고 싶은 일은 기어이 해내고 만다"면서 "또 미국에 사는 가족의 반대에도 연기자가 되려고 한국에서 혼자 지내는 점도 나와 닮았다"고 말했다. 사실 한채영은 예전 드라마에서 성격보다는 외모에 초점이 맞춰진 역을 주로 맡았다. 늘씬하고 섹시한 몸매 덕분에 '바비인형', '글래머 배우'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커리어우먼이나 도도한 캐릭터가 단골 배역이었다. 그런 한채영이 캐릭터가 살아 있는 역을 맡게 된 것은 최근 출연작 KBS 2TV '쾌걸 춘향' 덕분이다. '쾌걸 춘향'에서 그는 발랄하고 적극적인 성격을 잘 소화해 주목 받았다. "'쾌걸 춘향' 이전에는 말괄량이 같은 역할 제의가 아예 안 들어왔어요. '쾌걸 춘향' 덕분에 '온리유'에서 차은재 역을 맡게 됐죠. 춘향도 평소 저와 비슷한 면이 많지만 조금 더 여성스럽고 쑥스러움을 잘 탄다는 점에서 달라요." '온리유'에서 한채영은 단순한 '말괄량이'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다. 전문적인 요리사 연기도 소화해야 하고 미혼모 연기도 해야 한다. "원래 이탈리아 요리는 좋아했지만 직접 하지는 못했어요. 이탈리아 요리 선생님으로부터 3주 동안 배웠는데 이제 집에서 혼자서 해 먹을 정도의 실력은 됐어요. 배우는 과정에서 '감각이 있다'는 칭찬도 받았구요." 한채영은 이탈리아에서 재벌 3세 한이준(조현재)과 만나 하룻밤을 보낸 후 아이를 갖는다. 젊은 여배우가 맡기에는 부담이 될 만하다.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다"는 그는 "대본을 보니 아줌마나 엄마 느낌보다는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는 분위기여서 이 정도면 나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에서는 내가 혼자서 아이를 꿋꿋하게 키운다. 하지만 실제라면 힘들다. 하룻밤 사랑을 한 후 남자가 떠난다면 혼자 남아서 아이를 키울 자신은 없다"고 덧붙였다. 1, 2부에서는 이탈리아어도 구사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그나마 어설픈 이탈리아어를 하는 인물로 설정돼 있어서 다행"이라며 쑥스러워했다. 이후 한국으로 돌아온 한채영은 아이의 존재를 숨긴 채 아이 아버지 조현재와 사랑하게 된다. 홍수현과 이천희가 이들과 엮인다. 16부작 '온리 유'는 6월 4일 첫 방송된다.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coo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