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TV 수목드라마 '슬픈 연가'에는 네 명의 주인공이 나오는 듯 하다. 권상우, 김희선, 연정훈과 작년 11월 군에 입대한 송승헌이다. '슬픈 연가'에 관한 제작사측 보도자료의 상당수가 송승헌과 관련된 내용이다. 입대할 당시부터 세세한 군 생활을 전하고 있으며 14일 오후에는 이달 말로 예정된그의 100일 휴가 관련 보도자료가 배포됐다. '슬픈 연가'의 공동제작사 포이보스는 송승헌의 매니지먼트 소속사 GM기획과 거의 같은 회사나 다름없다. 최고 경영진이 겹치기 때문이다. 송승헌은 작년 9월 병역 비리 사건이 터진 이후 드라마 출연이 불발됐다. 그러나 그의 그림자는 드라마 곳곳에 남아있다. 사건 직후 호주에서 찍어온 뮤직드라마는 각 방송의 뮤직 비디오 형태로 쓰이고, 군 입대 직전 O.S.T에 수록된 '십년이 지나도'를 불렀다. 또한 '슬픈 연가' 관련 달력, 책자 등 각종 상품에 드라마속에서 건우를 연기하는 연정훈 보다 송승헌의 사진이 더 많이 들어가 있다. '십년이 지나도'는 극중 작곡가로 등장하는 권상우가 혜인(김희선)을 그리워하며 부르는 노래로 설정돼있던 곡인데 갑작스레 송승헌이 부르고 입대했다. '슬픈 연가'제작사가 일본 마케팅을 위해서는 송승헌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보고 있다는 점은 수긍할 수 있다. 또한 송승헌의 매니지먼트사로서도 군에 간 송승헌이 팬들에게 잊혀지지 않게 해야 하는 점 역시 충분히 이해간다. 그러나 지나친 마케팅은 오히려 팬들의 거부감을 부를 수 있다. 송승헌 관련 기사가 나오면 물론 그의 팬들 입장에서는 환영한다. 그러나 상당수 댓글에는 '송승헌이 제대로 군대 갔느냐. 그는 죄를 짓고 어쩔 수 없이 군에 간 것이다', '자숙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항의성 글이 올라온다. 이런 글을 보는 송승헌과 그의 팬들도 상처를 입을 것이다. 소속사측에서는 결코 송승헌이 정상적인 방법으로 군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간과하고 있는 듯 하다. 장혁과 한재석의 소속사인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인 싸이더스HQ가 마케팅 전략을 몰라서 그들의 소식을 전혀 전하지 않는 건 아닐 터. 포이보스 측의 지나친 송승헌 마케팅은 또한 실제 출연진들에게도 미묘한 허탈감을 주고 있다. 출연배우들과 제작 실무진에서는 "생각했던 것 보다 시청률 수치가높지 않아 시청률 20%를 넘기기 위해 모든 사람들이 죽을 힘을 다하고 있는데, 우리드라마와 관련해 딴 세상 이야기가 자꾸 나오는 것 같다"는 불만의 소리도 나오고있다. 뭐든지 지나치면 부족함만 못하다. (서울=연합뉴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