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대표하는 패션단체 SFAA(서울패션아티스트협의회)가 주최하는 '제28회 2004.2005 가을.겨울 SFAA 서울컬렉션'이 오는 16일부터 18일까지 3일간 서울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 1.3홀에서 열린다. 한국경제신문사가 후원하는 이번 컬렉션에는 진태옥 손정완 설윤형 이상봉 루비나 박윤수 등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에서 노승은 이주영 송자인 등 신진 디자이너까지 총 19명이 출품, 올 가을.겨울 유행할 패션을 선보인다. 박윤수 SFAA 회장은 "디자이너들의 작품마다 한마디로 표현할 수 없는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과거에 대한 향수,여성스러움과 낭만이 이번 컬렉션을 관통하는 패션 키워드"라고 소개했다. 김선자(1920∼30년대,50년대) 한혜자·루비나(30년대) 신장경(30∼40년대) 오은환(40∼50년대) 손정완·설윤형(50∼60년대)씨 등 상당수 작가들이 풍요로운 과거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스타일을 선보인다. 가죽 모피 트위드 등 대표적인 겨울 소재와 하늘거리는 시폰 새틴 등 소재·스타일간 믹스 & 매치,또는 매치리스(어울리지 않을 듯한 소재·스타일을 섞어 입는 것) 등도 눈여겨볼 만한 특징. 중후한 검정색과 함께 분홍 연두 등 봄·여름의 화사하고 부드러운 색깔이 가을·겨울에도 여전히 인기를 끌 전망이다. 16일 컬렉션의 첫 무대는 늘 로맨틱하고 럭셔리한 작품을 선보이는 손정완씨가 연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팝아트에서 영감을 받아 기계주름 아코디언 스커트,리본장식 원피스 등으로 '극도의 여성스러움'을 표현할 계획이다. 손정완씨는 "스커트 끝단 라인에 변화를 주고 워싱 작업을 통해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과 시크(chic)한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패션계의 '대모'로 통하는 진태옥씨는 '설원의 귀족'을 주제로 문명세계와 동떨어진 몽골의 이미지를 보다 활동적이면서 현대적으로 풀었다. 옷마다 1백% 가죽,1백% 저지 등 단일 소재를 쓰면서 시접처리와 커팅 등에 변화를 줘 패브릭에 입체감과 명암을 준 게 특징이다. 설윤형씨는 한국의 민화와 패치워크를 많이 사용하던 기존 작품세계를 계속 유지해 간다. 여성스런 실루엣을 강조하기 위해 시폰과 실크 벨벳 소재를 많이 사용했다. 둘째날(17일) 무대에 오르는 박윤수씨는 미국의 인기 TV시리즈 '섹스 & 더 시티'의 여주인공(사라 제시카 파커)을 패션 아이콘으로 삼았다. 가죽 모피 벨벳 새틴 등의 소재에 연두 연분홍 등 부드러운 컬러가 돋보이는 작품으로 도회적이고 세련된 이미지의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18일 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할 루비나씨의 작품 주제는 '달콤한 순간들'. 1930년대에서 영감을 얻은 복고적 이미지를 기조로 고색창연한 빛깔들의 조화,즐겁고 달콤했던 과거의 순간들을 옷으로 표현한다. 루비나씨는 "가죽을 많이 썼던 기존 컬렉션과 달리 트위드 니트 시폰 등의 소재를 많이 썼다"며 "몸의 실루엣을 강조하면서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여성스런 디자인으로 사랑스럽고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려 했다"고 소개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