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연예인들이 연극무대에 잇따라 오르고 있다. 아나운서 출신 배우 임성민은 코믹 뮤지컬 '넌센스 잼버리'(3월7일까지 연강홀)에 출연 중이며 탤런트 김승현은 셰익스피어 작품을 현대화한 뮤지컬 '십이야'(18일까지 창조콘서트홀)에 출연한다. MBC 드라마 '대장금'으로 인기를 얻은 탤런트 양미경은 16일부터 2월22일까지 리틀앤젤스 예술회관에서 공연되는 악극 '미워도 다시 한번'에 도전할 예정이고 영화배우 유지태는 4월 말 연극 '해일'에 출연키로 계약했다. 지난해에도 영화배우 류승범은 연극 '비언소'에,탤런트 송채환은 연극 '서툰사람들'에,영화배우 권민중은 창작 뮤지컬 '나에게 사랑은 없다'에 각각 출연했다. 영화배우 김석훈도 최근 폐막된 뮤지컬 '킹앤아이'에 나와 주부 관객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출연료가 방송이나 영화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백만원대에 불과한 데도 인기 연예인들이 연극계에 진출하는 것은 자신의 이미지를 새롭게 하고 연기력을 쌓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연기력이 배우의 몸값을 좌우하는 풍토가 자리잡으면서 저마다 '연기파'배우로 분류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지난해 대박을 터뜨린 영화 '살인의 추억''올드보이''실미도'등의 주역을 맡았던 송강호와 최민식,설경구 등도 연극무대 출신 배우들이다. 과장법에 의존했던 전통적인 '연극 연기'가 자연스러운 연기에 가까워지면서 연극과 드라마,영화 연기간의 장벽이 무너지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로 꼽힌다. 그러나 인기 연예인들의 연극계 진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립극단 이윤택 예술감독은 "배우들이 연극을 통해 연기력을 기르겠다는 생각은 고무적인 일이지만 유명세에만 치우쳐 자칫 평균 이하의 작품이 무대에 올려지는 일은 경계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