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이 저문다. 돌이켜 보면 길고도 짧은 한해였다. 영원히 간직하고픈 환희의 경험도,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고통의 순간도 있었을 것이다. 세월은 이 모든 것을 안고 지나갔다. 이제 추억의 순간을 소중히 정리하고 희망찬 새해를 맞을 때다. 지는 해를 바라보며 어지러웠던 한해를 마무리 짓고,뜨는 해를 보며 새해를 설계하는 것은 그래서 더욱 각별하다. 해넘이와 해맞이 명소를 소개한다. #해넘이 △변산반도 격포=전북 부안군 변산반도 서쪽 끝 격포항은 수려한 경치에 일몰이 곁들여진 진풍경을 연출한다. 돌판을 층층이 쌓아놓은 듯한 채석강쪽에서 위도 방향으로 해가 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격포해수욕장 끝에서 시작되는 해안도로도 멋진 드라이브 코스다. 곰소항쪽으로 가다 모항이나 솔섬 등에서 보는 해넘이도 장관이다. 내변산 산행,내소사,변산온천 등과 연계해 여행을 다녀올 수 있다. 부안군청 문화관광과 (063)580-4449 △강화 분오리=수도권에서 당일로 다녀오기 좋은 곳.강화도 분오리∼장화도 해안에서 바라보는 해넘이가 아름답다. 서쪽으로 동막리∼장화리 바닷가에 늘어선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시며 해넘이를 즐겨도 좋다. 강화군청 문화관광과 (032)930-3221 △안면도 꽃지해수욕장=태안군 안면읍 승언리에 있다. 붉은 해가 물 위에 닿으며 잔영을 드리우는 오메가 현상을 자주 볼 수 있는 곳이다. 해수욕장 앞바다에 정겹게 박힌 할아비바위와 할미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해넘이 풍광은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 풍광으로 꼽힌다. 방포항과 꽃박람회장 주차장 사이를 연결하는 '꽃다리' 위가 감상 포인트.일몰 감상과 함께 수백년 수령의 해송 수만 그루가 빽빽하게 들어선 안면도 휴양림 일대의 소나무 숲은 겨울의 운치를 느끼기에 그만이다. 태안군청 문화관광과 (041)670-2225 #해맞이 △포항 호미곶=경북 포항시 남구 대보면 호미곶은 한반도를 호랑이 모습이라고 할 때 꼬리 끝부분에 해당하는 곳.일찍이 최남선이 '조선 최고의 일출'이라고 했을 정도로 이름난 해맞이 명소다. 호미곶 해맞이광장에선 31일 밤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전야제 공연 및 대형 솥에 떡국을 끓여 2천4명이 나눠 먹는 행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인근 등대박물관도 들러볼 만하다. 포항시청 (054)245-6114 △강릉 정동진=정동진역은 바다에서 가장 가까운 역.드라마 '모래시계' 촬영지로 유명해진 뒤 해맞이 여행객들이 가장 많이 몰리는 열차여행 명소가 됐다. 정동진 역사 바로 뒤편 언덕에 조각공원이 조성돼 있다. 공원에선 정동진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정동진과 옥계해수욕장을 잇는 해안도로가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강릉시청 (033)640-4114 △경주 감포해변=문무왕 수중릉 너머로 떠오르는 일출이 장관이다. 문무왕은 김유신의 도움을 받아 통일신라의 초석을 세운 대왕.그는 죽어서도 나라를 지키는 용이 되고자 수중릉을 만들었다. 주변에 감은사지가 있다. 경주시청 (054)748-9001 △한려수도 사천=사천의 삼천포항과 남해의 창선도는 연륙교로 이어졌다. 섬들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이 장관이다. 해안에서는 일출도 볼 수 있다. 한려수도의 섬들 사이로 떠오르는 햇덩이가 아름답다. 주변에 죽방렴 등이 있다. 사천시청 (055)830-4114 △동해 추암해변=강원 동해시 북평동 추암리는 우뚝 선 촛대바위 끝으로 솟는 해돋이가 유명하다. 애국가의 배경으로 나오는 화면이 바로 이곳이다. 31일 밤부터 동해시가 주관하는 해돋이 축제가 다채롭게 열린다. 설경이 아름다운 무릉계곡,천곡천연동굴 등이 있다. (033)530-2227 △당진 왜목마을=충남 당진군 석문면 교로2리.해변이 남북으로 뻗어 있어 일출·일몰은 물론 월출까지 볼 수 있다. 당진 화력발전소 앞 선착장에서 멀리 석문면 장고항 노적봉과 국화도 사이로 해가 떠오른다. 해넘이는 여기서 5분 거리인 대호방조제 중간에서 서해바다로 떨어지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당진군청(041)350-3114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