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람난 가족', 드라마 '앞집 여자' 등의 소재로 등장한 '외도'는 올해 한국 사회의 키워드 중 하나였다. 이같은 '외도 열풍'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 같다. MBC가 내년 1월1일부터 방송하는 새 수목드라마 '천생연분'도 '바람'을 통해 결혼의 의미를 깨닫는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드라마에서 젊은 남편을 만나 좋아하다가 뒤통수 맞는 종희 역을 맡은 황신혜(40). '위기의 남자' 이후 1년 6개월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왔다. "서른 여섯 노처녀예요.한때는 빼어난 미모로 수많은 남성들을 울렸죠.하지만 나이가 드니 외롭던 찰나에 다섯 살이나 어리고 잘생긴 남자(안재욱)를 만나 결혼에 성공해요." 친구들의 질투와 부러움을 한몸에 받게 되는 종희. 그러나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다. 자신은 날로 아줌마가 돼 가는데 어린 남편은 젊은 여자와 바람이 난다. 게다가 잘 다니던 회사에 사표까지 내는 철없는 남편이다. 실제로도 세 살 어린 연하의 남편과 사는 황신혜. "나이 차이는 사는 데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 같아요.저는 결혼하고 나서 더 부지런해졌죠.여자는 결혼하고 애 낳으면 생활이 나태해지잖아요.저는 오히려 더 관리를 해요.미용실도 더 자주 가고.그렇게 긴장감을 유지하면 남편이 어리다는 것쯤은 문제가 안 돼요." 연출자가 밝힌 드라마의 결말은 결국 서로 '천생연분'임을 깨닫는 것.특이한 건 그 계기가 바람이라는 점이다. 아줌마가 돼 망가져 있던 황신혜는 남편이 바람을 피우자 다시 미모를 가꾸고 맞바람을 피워댄다. 자신감 넘치는 모습에 남편은 '역시 내 마누라가 최고구나' 싶다. 실제로도 결혼한 여자의 바람이 오히려 긍정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까. '연인''위기의 남자' 등 바람난 연기의 대가 황신혜에게 물었다. "사랑에 빠지는 건 누구한테나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잖아요.마치 교통사고처럼요.하지만 결혼 후에 누군가를 만나 사랑하게 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어요.만약에 사랑에 빠지면 죽을 만큼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한편 황신혜는 공식 제작발표회에서 "죽기 전에 누드를 찍어보고 싶다"고 말해 관심을 끌었다. 6년 전에도 누드를 찍어보려고 했는데 당시로서는 너무 파격적이어서 미뤄뒀단다. 이번 드라마에서도 노출을 꺼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TV 드라마이긴 해도 최대한 사실적인 베드신을 보여 드리고 싶어요.시청자들이 정말 공감할 수 있는 베드신을 연기하겠습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