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따봉’이라는 유행어가 거리를 휩쓸었다. 브라질에서 ‘좋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이 단어가 어떻게 머나먼 한국땅에서 유행하게 됐을까. 20대 이상이라면 이 ‘따봉’이라는 말이 한 TV광고에서 흘러나온 말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기억할 듯싶다. 광활한 오렌지농장을 배경으로 등장한 모델이 오렌지 맛을 본 후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며 ‘따봉’이라고 외쳤던 것. ‘여보, 아버님댁에 보일러 놓아드려야겠어요’라는 카피를 지닌 보일러 광고와 탤런트 김혜자씨가 찌게 맛을 본 후 ‘그래! 이 맛이야’라며 방긋 미소 짓는 조미료 광고도 뭇사람들의 머릿속에 깊게 각인됐다. 이 모든 광고를 기획하고 제작한 사람은 ‘대한민국 광고에는 신제품이 없다’를 쓴 저자 이강우다. 한국방송광고대상의 대상과 대한민국광고대상의 대상을 6차례나 수상한 광고계의 거물로 알려져 있다. 지난 99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받기도 했다. 현재 환갑을 넘긴 나이지만 우리나라 CM플래너 1호로 광고계에서 여전히 활약하고 있다. 그는 이 책에서 광고에 대한 철학과 경험, 일상 속의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단상을 풀어내고 있다. 저자가 제약광고를 만들며 겪은 일을 소개한 부분은 그의 광고철학을 보여주는 대표적 대목이다. 신경통약 광고를 제작하다가 심의에 걸려 방송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광고의 제작자인 저자는 제작비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다. 그러나 광고를 맡긴 광고주 역시 애써 광고를 제작했으니 광고비는 지불해야겠다고 버틴다. 실랑이 끝에 결국 제작비를 반반씩 지불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단기적으로 물질적 손해를 안더라도 사람은 잃지 않겠다는 저자의 철학 덕분에 광고를 의뢰하는 고객은 늘어갔다. 저자가 모 제과업체의 ‘정’ 시리즈 광고를 제작하며 느낀 단상 또한 책에 담겨 있다. 이 시리즈를 시작하기 전 그 과자는 그저 평범함 군것질거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며 경함하게 되는 조그마한 정을 광고로 표현하면서부터 광고를 본 시청자는 그 과자를 생각하면 ‘정’을 먼저 떠올리게 됐다. 광고가 브랜드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광고는 유행에 따라 바뀐다고들 말하지만 저자는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가치를 광고에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불변의 가치를 휴머니즘으로도, 끈끈한 정으로도 부를 수 있다. 세상이 달라져도 변하지 않는 사람들 마음속에 존재하고 있는 정서와 느낌을 광고로 만들고 싶었다고 저자는 독자에게 들려준다. 이효정 기자 jenny@kbizweek.com --------------------------------------------------------------------------- [New Book Guide] 엄마의 습관이 부자 아이를 만든다 후지사와 구미 지음/한국경제신문/215쪽/9,000원 일상생활에서 자녀는 알게 모르게 부모의 경제습관을 체화한다. 자녀가 실체를 지닌 지식을 전수받는 것은 아니지만 경제와 돈에 대한 자세를 배우게 된다. 이 책은 부자가족이 되기 위한, 부자자녀를 길러내기 위한 경제상식에 대해 논하고 있다. 가계부를 쓰는 요령부터 디플레이션 때의 재테크, 리스크 관리법 등에 대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확실하게 세금 줄이는 112가지 방법 노병윤 지음/비즈니스북스/320쪽/1만2,000원 2001년 출간돼 10만여부가 팔렸던 ‘합법적으로 세금 안내는 110가지 방법’의 개정판이다. 최근 10ㆍ29 부동산 종합대책을 포함해 그간의 경제동향, 정책, 세법 등의 변화를 반영했다. 현재 외환은행 재테크 세무 컨설팅센터 실장인 저자는 민담과 우화, 한국 고전소설의 주인공을 책에 등장시켜 가계와 기업의 세금문제를 쉽게 풀이하고 있다. 1분 경영 켄 블랜차드ㆍ스펜서 존슨 지음/21세기북스/176쪽/1만원 한 젊은이가 유능한 경영자를 찾아 길을 떠난 후 ‘1분 경영자’를 만나 그로부터 경영법을 사사받고, 그후 젊은이 자신 역시 1분 경영자가 돼 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저자들은 1980년대 불황에 허덕이던 미국 기업에 경영모델을 제시했다. 결국 이 책은 전세계 1,500만부가 팔려나갔다. 를 쓴 블랜차드와 를 저술한 존슨이 1981년에 공저. 기업가치를 창조하는 IR 강창희ㆍ권혁기ㆍ조영석 지음/금융경제연수사/248쪽/9,800원 기업의 최고경영자와 IR담당자는 투자자의 공감을 얻어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끊임없이 모색한다. 직접금융시대에서 투자자의 신뢰를 얻고 그들의 니즈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방법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저자들은 시장에서 IR를 담당해 온 실무자 출신이다. 각각 현대투신운용 대표이사, 텔슨전자 IR팀장, 베스트금융연구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