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여류작가 우선덕이 두번째 창작집 '옛 로망스'(민음사)를 펴냈다. 작가가 13년만에 내놓은 이번 창작집에는 '동행'부터 '소설가를 만난 날'까지 5편의 연작소설과 표제작 '옛 로망스' 등 3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연작소설은 이혼모로서 자식을 데리고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과 그 주변 인물들의 일상을 다양한 각도로 그렸다. 작품마다 기둥 줄거리는 일관되게 유지하면서 시점과 인칭이 달라지고 기법 또한 새로워지는 점이 특징이다. 주인공 영인은 남편과 이혼한 뒤 예전의 품위 있는 삶에서 급격하게 신산스런 삶으로 추락한다. 그녀는 출판사 직원에서 파출부까지 온갖 일을 다 해보지만 결국 보일러마저 고장난 단독주택으로 이사하게 된다. 그녀의 친구 지윤도 남편과 사별하고 졸지에 과부가 된 처지.소설은 이 두 사람이 살아가면서 겪게 되는 삶의 고단함과 세상과의 타협을 리얼하게 그려낸다. 표제작 '옛 로망스'는 주인공의 어린시절 아버지가 6·25동란 때 도움을 받은 적이 있는 가족의 식솔을 부양하게 되면서 생기는 불화를 다룬 작품이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