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청담동 카이스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Wall Works'전은 국내외 유명 작가들의 벽화를 한자리에 모은 전시다. 조셉 코수스,다니엘 뷔렝,셰리 르빈,이미 크노벨,실비 플뢰리,토마스 그룬펠트,백남준 등 유명 작가 일곱명의 벽화 작품이 출품됐다. 지난 99년 뉴욕 파울라 쿠퍼 갤러리,뮌헨의 빌라스턱 뮤지엄에서 열렸던 작가 38명의 작업 일부를 국내에 들여와 보여주는 것이다. 벽화 작업은 전시장 공간이 아닌 공공건물 주택 등 생활과 휴식공간을 위해 제작됐다. 주어진 공간에 따라 자유로운 변용이 가능하다. 설치가 끝나면 작가가 발급한 '인증서(certificate)'가 주어진다. 벽화 작업에도 판화처럼 '에디션' 개념을 도입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각 작품은 10∼15개 에디션이 정해져 있어 판매와 설치의 숫자가 제한된다. 작품이 판매되어 특정 공간에 설치되면 작가의 인증서가 발급된다.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은 미니멀리즘 개념미술 비디오아트 포스트모더니즘 등 다양하다. 백남준은 화면조정 시간에 방송되는 TV의 줄무늬 패턴을 응용한 작품 '나는 비트겐슈타인을 읽지 않는다'를 출품했다. 일곱가지 색상의 세로 줄무늬가 설치되고 비디오모니터 4대가 부착된다. 다니엘 뷔렝은 에나멜 판을 사용,줄무늬 패턴을 일정 간격으로 배열한 '25개의 에나멜 판'을 선보였다. 셰리 르빈은 램프 2개와 라텍스 페인트로 마르셀 뒤샹의 '약국'을 패러디한 벽화를 내놨다. 지난해 국내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실비 플뢰리의 작업은 소비지향적 현대사회의 감각을 대표하는 패션과 쇼핑을 작품의 소재로 사용했다. '샤넬'은 샤넬의 화장품 색조를 그대로 옮겨 화사한 분홍빛 벽면을 연출했다. 출품작들은 전시장에서 벗어나 건축적 공간으로 확장돼 예술과 삶을 연결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내년 1월17일까지. (02)511-0668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