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김성호 의원이 유라시아 횡단열차에몸을 싣고 시베리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에 이르는 광활한 대륙 9천여㎞를 보름간달린 기록 「김성호의 유라시아 기행」(생각의 나무 刊)이 출간됐다. 김 의원이 유라시아 철도에 오르고자 한 발단은 2000년 6.15 정상회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회담성과의 하나인 경의선 철도의 복원계획은 김 의원에게 한민족이분단을 극복, 대륙으로 뻗어나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 계기로 다가왔고, 그는러시아와 몽골, 중국을 직접 횡단해 봄으로써 도약의 가능성을 타진하기로 했다. "경의선이 연결된다면 우리는 부산에서 경부선을 타고 서울을 거쳐 휴전선을 넘어 북쪽으로 쏜살같이 달려갈 수 있다. 그 뒤 개성을 거쳐 평양을 지나 신의주를 넘어 중국의 단둥을 통해 한나절이면 중국 횡단 열차에 닿을 수 있다. 그 열차에 몸을실으면 몽골.시베리아 횡단열차를 거쳐 유럽 열차를 통해 북유럽.중앙아시아.중동으로 한없이 달려 나갈 수 있다"(저자 머리말 중) 러시아 편, 몽골 편, 중국 편의 3부로 구성된 이 책이 거쳐가는 지역은 모스크 바-고리키-민스크-일란스키야-울란우데-수흐바토르-울란바토르-사인샨다-자민우드-장자커우-베이징-베이다이허-단둥을 망라하며, 김 의원은 대륙 곳곳에서 볼세비키당원, 광복군, 강제이주민 등으로 흔적을 남긴 우리선조들의 발자취와 혼을 캐낸다. "중앙아시아 최대사막 고비 사막이 있으며 13세기 유럽과 아시아를 호령했던 칭기즈칸의 후예들이 사는 곳 몽골에 이르렀다. 낯선 땅과 물.하늘,바람 그러나 그곳은 우리와 계통이 같은 언어를 사용하고 우리와 생김이 비슷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었다. 강대국 러시아와 중국 사이에 끼여 있는 그들에게서 과거의 영화를 찾기는 힘들었다. 드넓은 초원을 바라보면서 그들의 부국강병의 길을 생각해 보았다"(본문) 김 의원은 몽골의 현실에서 우리민족의 처지를 떠올리면서, 강대국의 틈바구니를 극복해 도약을 도모할 수 있는 방안을 궁리해본다. "이 넓은 땅에 우리의 인터넷전용선을 깔아 정보와 생산이 넘쳐나게 할 수는 없을까" "개혁개방정책으로 종이호랑이에서 세계를 호령하는 아시아의 호랑이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에 도착했다. .신라의 당을 끌어들인 반쪽짜리 통일로 중국의 땅이 되어버린, 우리 민족의 땅이었던 단둥에서 나는 이방인으로 서 있었다. .그러나 여기서끝나기야 하겠는가. 머지않은 미래에 작은 땅이지만 하나로 합쳐 그 힘으로 세계사의 주역으로 급부상할 날이 반드시 오리라"(본문) 만리장성과 천안문 광장, 자금성, 상하이 등 역사적 격변의 현장을 둘러본 김의원은 중국의 거센 변화물결을 온몸으로 느낀다. 하지만 신의주를 눈앞에 둔 단둥에서 방북허가가 떨어지지 않아 발길을 멈추어야 하는 분단의 현실에 가슴을 치며세계사의 주역으로 떠오르기 위한 민족의 과제들을 떠올려본다. 김 의원은 "우리의 여행은 중국횡단 열차의 끝 단둥에서 멈추어야 했다. 우리는 가고자 했으나 역사는 아직 우리의 발걸음을 허용하지 않았다. 허나 이것이 끝은 아니다. 오늘 우리는 가지 못했으나 머지않은 내일 다시 우리는 갈 수 있을 것이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오늘 우리의 좌절은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264쪽. 2만2천원. (서울=연합뉴스) 신지홍 기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