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치앙마이에서의 골프 라운드는 겨울이 더 즐겁다. 방콕에서 북쪽으로 7백km 정도 떨어져 있는 고산도시 치앙마이는 연평균 21도 안팎으로 한겨울에도 한국의 가을과 비슷해 라운드하기에 알맞다. 골프장 이용료도 한국의 4분의 1 수준에 불과해 최근에는 아마추어 골퍼뿐만 아니라 프로선수들 사이에서도 동계훈련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치앙마이 골프의 참맛은 4개의 골프장이 갖고 있는 개성 넘치는 코스에 있다. 옛 치앙마이 왕국의 이름을 딴 '란나'를 비롯 '람푼', '그린밸리', '로얄'로 이어지는 골프장마다 독특한 색깔을 뽐내고 있다. 4개의 골프장중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란나골프장'은 치앙마이를 찾는 골퍼들이 몸풀기 차원에서 즐겨찾는 곳이다. 태국 육군이 운영하는 이 골프장은 27홀 규모. 5백 야드를 훌쩍 넘는 홀이 여러 군데 있어 드라이버에 자신있는 골퍼들에게는 점수를 줄이기에 적당하다. 치앙마이에서 가장 유명한 도이수텝 사원을 한눈에 내려다보며 티샷을 하는 것도 매력이다. 란푼은 치앙마이 시내에서 40여분 거리에 있는 18홀(6천8백8야드, 파 72)의 아기자기한 코스를 품고 있는 골프장이다. 홀의 거리는 4백야드 안팎으로 다소 짧은 편이나 다양한 해저드와 벙커 탓에 '중급 골퍼드의 무덤'으로 불릴만하다. 동남아시아 대회 등 여러 국제대회를 개최한 곳이기도 하다. 란나 골프장은 특히 좁은 페어웨이 양옆으로 서 있는 울창한 고목들과 보이지 않는 곳에 도사리고 있는 워터해저드때문에 드라이버 공략이 만만치않다. 욕심부리고 치다가는 낭패보기 십상이다. 14개의 골프클럽을 다양하게 사용하면서 둘러가는 코스매니지먼트가 필요하다. 그린밸리 골프장(7천2백야드, 파 72)은 치앙마이 최고의 코스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다. 야자수와 호수를 중심으로 펼쳐진 탁트인 페어웨이는 일상의 시름을 한순간에 날려버린다. 코스공략은 만만치 않다. 페어웨이 양옆으로 지나는 호수는 티샷을 할 때 심리적인 압박감을 안겨준다. 파워보다는 정교함을 갖춘 골퍼에게 유리하다. 2백야드가 넘는 파 3홀도 부담이지만 무엇보다 라이 뒤에 숨어 있는 또 다른 라이때문에 퍼팅시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중상급 수준의 골퍼들이 즐겨찾는 코스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로얄(6천9백69야드, 파 72)은 그린상태가 가장 좋은 편이다. 브리티시 오픈에서 5회나 우승한 피터 톰슨이 설계한 코스로도 유명하다. 치앙마이에는 볼거리도 풍부하다. 6백50년 동안 이어졌던 란나왕국의 고도인 덕분에 아직도 유적들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란나왕국의 게오나왕이 부처의 사리를 얻어다 안치했다는 '도이수텝사원'이 치앙마이 최고의 관광지. 고산족의 생활풍습을 재현한 '도이푸이 박물관', 태국의 지붕 '도이안타논 국립공원', '룽아룬 온천' 등도 볼만하다. 치앙마이는 또 태국 북부 난의 고장이며 보석세공으로도 유명하다. ----------------------------------------------------------------- < 여행수첩 > 대일항공여행(02-757-0021)은 12월부터 3박5일, 4박6일 치앙마이 골프상품을 84만~1백49만원선에 선보인다. VIP 상품은 3일 라운드중 하루는 무제한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다. 딜럭스 VIP는 5일 일정으로 골프와 현지 관광을 결합했다. 숙소는 1급 호텔인 '아미티'를 이용한다. 전동카트 대여료는 18홀당 5백~6백바트(한화 1만5천~1만8천원). 국산클럽인 옵티마를 하루 20달러에 빌릴 수 있다. 치앙마이=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