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스키여행의 1번지는 일본. 가깝고 눈이 많은데다, 눈의 질 또한 뛰어나 스키어들의 까다로운 입맛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비용부담이 만만치는 않지만, 리프트 대기시간 등을 감안하면 실속을 차릴수 있다는 것도 강점. 일본 북알프스의 6개 클래식 산악리조트 연합인 'Mt.6'와 홋카이도 최대의 루스츠리조트를 소개한다. ■ 노자와온센 =1912년 개장한 유서 깊은 스키장.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 바이애슬론 경기가 펼쳐졌던 곳이다. 해발 1천6백50m의 모무산 정상으로부터 펼쳐져 내린 광대한 산자락에 슬로프가 조성되어 있다. 정상부근이 완만해 곤돌라를 타면 눈으로 가득 덮인 대 설원의 장관을 즐길수 있다. 길이 5㎞의 스카이라인 코스나 노자와의 명물인 급경사면의 슈나이더 코스 등 20여개의 슬로프와 코스를 자랑한다. 특히 카빙스키를 하기에 좋은 슬로프가 많다. 지붕까지 덮인 '움직이는 도로'를 이용해 스키장의 메인 베이스까지 갈 수 있는 점이 이채롭다. 슬로프 아래는 수증기 가득한 온천가가 있다. 8세기쯤 발견되었다는 이 온천가에는 에도시대 때부터 '유나카마'라고 하는 제도로 관리되어 온 노천탕이 있는 등 일상생활 속에 유지되어 온 일본의 정서를 잘 엿볼수 있다. 일본의 스키역사 자료를 모아 놓은 스키박물관이 자랑이다. 노자와온센 연고의 스키왕 한네스 슈나이더의 애용품을 비롯 중요한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스키장은 마을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다. //shinshu.online.co.jp/nozawa/ ■ 자오온센 =스키시즌이면 1백만명 이상이 찾는 명문 스키장. 피부병에 효과가 있다는 유황온천 지대로도 유명하다. 일본관광지 1백선 산악부문 1위로 꼽혔었다. 표고차 8백80m. 1천7백∼1천8백m급의 봉우리 서너개가 연이어져 있는 산자락의 계곡 양 옆으로 14개의 슬로프가 조성되어 있다. 가장 긴 슬로프는 9km. 일본에서도 긴 코스로 손꼽힌다. 모굴사면이 계속되는 요코쿠라 슬로프 등 독특한 개성의 슬로프를 자랑한다. 38기의 리프트와 4기의 로프웨이가 각 코스를 연결하고 있다. 스키장의 상징은 주효(樹氷). 주효는 자오산자락을 가득 메운 전나무 등의 침엽수를 솜으로 장식해 놓은 것 같은 '얼음꽃'을 말한다. 시베리아의 습한 바람이 아사히산맥을 넘으면서 빗물이 되어 떨어지는데 이 빗물이 나뭇가지에 닿으면서 얼음으로 변하는 것. 여기에 눈이 쌓여 주효가 완성된다. 이 주효는 마치 거대한 눈의 요괴처럼 보인다고 해서 '스노 몬스터'라고도 한다. 1월 중순부터 3월 중순까지 자오산 정상 근처의 지조봉에서 유토피아 슬로프까지 주효가 만발, 스키의 맛과 멋을 한껏 돋워준다. 1월 하순부터 한 달 동안 '자오 주효 축제'가 열리는데, 축제기간중 야간조명을 해 환상적인 설원을 연출한다. 센다이공항에서 버스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다. www.japanpr.com/www.zao-spa.or.jp ■ 시가고겐 =동양의 생모리츠라고 불리는 곳. 21개의 스키장이 산재해 있다. 대부분의 스키장 베이스가 2천m급 산으로 둘러싸인 1천4백m 고원에 형성되어 있다. 알프스와 비교해도 뒤질 것 없을 정도로 규모가 장대하다. 일본 최초의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꿈을 키우며 연습하던 곳이다. 98년 동계올림픽 때에는 자이언트 슬라롬과 슬라롬 경기가 이곳에서 치러졌다. 71기의 리프트와 곤돌라 그리고 셔틀버스를 이용해 기능적으로 연결시킨 슬로프가 개성 강한 스키어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시가고겐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선밸리 등의 지역과 개인 슬로프처럼 한적한 분위기의 지역 등 모든 경사면의 슬로프를 공동 리프트권으로 자유로이 오갈수 있다. 나가노의 다른 스키장에 비해 눈이 빠르고 많다. 힘을 줘 스키를 지치면 바람을 타고 오르는 드라이 파우더 설질이 기분을 돋운다. www.shigakogen.gr.jp ■ 구사츠 =구사츠는 일본에서도 알아주는 온천지. 에도시대 때부터 치료효과로 유명했던 크고 작은 1백여개의 자연온천이 있다. 구사츠 백근산이라고 총칭되는 2천m급 산이 펼쳐져 있다. 일본 최초의 스키리프트, 일본 최초의 스키학교, 일본 최초의 스키대회 등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다. 초겨울에서 늦은 봄까지 스키시즌이 긴 것도 강점이다. www.kusatsu.gunma.jp ■ 하쿠바 핫포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으로 낯익은 곳이다. 나가노의 하쿠바지역은 8개의 리조트에 1백40여개의 리프트가 운행되는 대규모 단지로, 쓰가이게, 이와다케와 함께 핫포네가 대표적 스키장으로 꼽힌다. 핫포네에서는 98년 동계올림픽 당시 점프경기가 열렸다. 이 점프경기장은 지금도 핫포네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경기장 인근 노르웨이빌리지가 관광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험준한 산줄기에 덮힌 파우더 스노와 장쾌한 코스 등의 스키환경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스키연맹이 정한 활강코스의 기준을 만족시키는 최고급 스키장으로 이름높다. 표고차는 1천71m. 슬로프의 길이가 길고도 까다로운 편이다. 기술을 걸 수 있는 중ㆍ상급자에게 적합하다. 가장 긴 슬로프는 8km로 마을을 바라보며 20여분 가까이 파우더 스노의 맛을 즐길수 있다. 수많은 선수와 데몬스트레이터를 배출한 핫포네스키스쿨이 있다. 설원을 빠져 나와 핫포온천에 몸을 담그는 즐거움도 남다르다. 알칼리성 단순온천으로 근육통과 피로회복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www.nagano-happo.org ■ 묘코코겐 =묘코산은 일본의 1백대 명산 중 하나. 화산 들판에 펼쳐진 스키장의 기세가 호기롭다. 메이지시대부터 문화, 재계, 왕족이 별장을 짓고 틈나는 대로 찾아 휴양을 즐겼던 곳이다. 하네스 슈나이더가 동양의 다보스라 칭찬할 정도. 1917년에 전국 피서지 1위로 꼽히면서부터 이름이 알려졌고, 이즈음 묘코산 줄기를 무대로 대학클럽이 연습을 하면서 산악스키리조트로서의 틀을 잡기 시작했다. www.ojas.co.jp/myoko-kogen ■ 루스츠 =생초보에서 상급자까지 스키어들의 꿈을 만족시켜 주는 일본 홋카이도 최대의 스키리조트다. '파우더 스노' '리프트 기다리지 않기' '각기 독특한 개성의 슬로프에 레저프로그램'까지 부족한게 없다. 한겨울 적설량은 4~5m 정도. 대개 밤시간에 눈이 내린다. 쌓인 눈은 수분이 적당히 빠져 두툼한 파우더 스노 슬로프를 만든다. 리프트를 타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볼 수 없다. 4개의 8인승 곤돌라와 4인승 고속리프트, 9개의 의자식 리프트가 시간당 4만명의 스키어를 각 슬로프 꼭대기로 실어나른다. 리조트내 숙박시설은 4천명을 수용할수 있는 규모. 이솔라, 이스트, 웨스트 등 리조트를 감싸고 있는 3개의 산에 조성된 슬로프는 모두 37개. 총연장 42km다. 이솔라산엔 이 리조트에서 가장 긴 3.7km 길이의 이솔라그랜드슬로프가 있다. 표고차 5백95m로 다이내믹한 스키런을 즐길수 있다. 이스트산과 웨스트산 역시 규모는 작지만 완급을 고루 갖춘 다양한 경사의 슬로프를 자랑한다. www.rusutsu.co.jp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