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고찰 불국사 경내에서 고려시대 건물 터로 보이는 유적이 발견됐다. 5일 경주대 박물관에 따르면 지난 9월 24일부터 불국사 성보박물관 건립을 위해 예정 부지 1만2천100㎡에 대해 시굴조사를 펼친 결과, 고려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 터와 석축 3곳, 석조물 기단 1곳 등을 찾아냈다. 특히 건물 터 석축기단 주변에서 '仇於馹(구어일)'이라고 새겨진 기와편 6개가 출토됐는데 이는 고려시대 역(驛) 명칭이 금석문 형태로는 최초로 발견된 것이다. 금석문 전문가인 김창호 경주대 교수는 "명문와편의 '구어일'은 고려사(高麗史)형지(刑志)편에 나오는 '仇於旦(구어단)'역과 같은 곳"이라며 "문헌기록과 동시대자료가 처음으로 발견됐다"고 평가했다. 경주대 박물관측은 "지난 73년도에 발간된 불국사 복원 정비보고서에는 이번에 발견된 건물 터에 대한 언급이 없다"며 새로운 미지의 유적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강봉원 경주대 박물관장은 "이번 발견은 시굴 결과이기 때문에 아직 유적의 성격과 가치 등에 관해 정확히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지도위원회에 참석한 문화재위원들은 "시굴현장을 본격적으로 발굴해봐야 유적의 시대와 성격, 범위, 가치 등에 관해 판단할 수 있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경주대 박물관은 오는 28일 열리는 문화재위원회에 시굴결과 보고서와 발굴 계획서를 동시에 제출할 예정이다. 한편 불국사는 2001년부터 국비 48억원을 포함, 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지상 1층, 지하 1층 규모로 불교관련 문화재를 전시할 성보박물관 건립을 추진해 왔다. 사찰측은 성보박물관이 준공되면 석가탑에서 발견된 국보 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해 본.말사에서 보관중인 문화재를 전시할 예정이다. (경주=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realism@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