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마에'(板前). 일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익히 들어본 말일 것이다. '이다마에'는 일식집에서 손님과 마주보고 초밥 등 회를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조리장급의 사람이다. 경력이 10년 이상 돼야만 '이다마에'에 오를 수 있다. 대부분의 일식집에서는 주방의 최고직인 조리장정도만이 설 수 있는 자리이다.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린나이빌딩 지하의 일식집 스시겐에는 2명의 '이다마에'가 있다. 40년 경력의 김성태 실장과 12년 경력의 이대성 과장이다. 일식의 전문가로 맛에서는 뒤지지 않는다는 이들의 일식솜씨는 이전부터 식도락가들에게 정평이 나 있었다. 이런 점에서 린나이가 외식사업에 진출하면서 소문이 자자한 이들을 스카우트해 프랜차이즈 1호점 배치한 것이다. 스시겐은 퓨전일식을 추구한다. 일식이면서 양식에 가깝다고 해야 할까. 먼저 입구에 들어서면 김수지 지배인이 선곡한 재즈선율에 다른 일식집과 사뭇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40평의 작은 규모지만 벽면의 대형거울을 비롯해 아름답다고 표현할 정도의 업장은 실제 크기보다 4배 이상 큰 느낌이 든다. 엷은 브라운계열의 인테리어도 음식을 기다리는 손님의 눈을 즐겁게 한다. 조용한 2개의 룸은 비밀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것 아닌가 하는 오해를 살 정도로 아늑하고 독립된 공간이다. 손님을 향해 있는 의자는 스시겐의 서비스가 어느 정도인지를 가늠케 한다. 몸을 돌리면 '이다마에'로부터 회나 초밥에 대해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자주 찾는 사람은 모르지만 처음이라면 '지라시'라는 꽃초밥을 권하고 싶다. 꽃 모양의 초밥으로 소문을 듣고 온 일본인들이 감탄할 정도다. 그만큼 지라시는 김실장의 전공분야다. 가격도 2만~3만원대로 저렴하고 신선도 또한 최상급이다. 김실장이 그날의 재료를 직접 가서 가져오기 때문이다. 그는 "지라시는 나의 명예다"고 할 정도로 자신감을 내보이는 '작품'이다. 얼마 전에는 지라시의 맛에 감탄한 언론사의 사장이 신문에 지라시의 맛을 기고할 정도였다. 저녁에는 안주를 겸해 따끈하게 즐길 수 있는 냄비요리인 짱꼬냄비가 있다. 1만5,000원으로 그리 비싸지 않아 직장인이 부담 없이 맛볼 수 있다. 시원한 국물에 각종 야채, 버섯, 두부 등을 넣고 끓인 후 곱게 간 닭고기와 생선을 넣어 독특한 맛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5,000원대의 계란찜, 튀김두부부터 5만대의 마쯔회석까지 다양한 메뉴와 맛을 즐길 수 있다. 입구 왼쪽에 유리와 대나무로 된 독특한 와인창고에는 화이트에서 레드와인, 일본 청주, 위스키 등이 있어 회와 곁들여 먹으면 일품이다. (02-320-5511) 이영석 기자 stone@kbizweek.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