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풍경을 흑백 화면에 담아온 임영균씨(48·중앙대 교수)가 오는 5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다. '일상의 풍경과 그 이후'를 주제로 세계 각지에서 촬영한 일상의 풍경사진 60여점을 선보인다. 중앙대와 뉴욕대에서 사진을 전공한 임씨는 최근 2년간 독일 뮌스터와 올덴부르크 등에서 '인연'을 주제로 순회전을 가졌다. 독일 '프루스 & 오크'갤러리 전속으로 쾰른아트페어에 참가하고 도쿄 상하이에서도 잇따라 개인전을 갖는 등 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작가다. 임씨는 30여년 가까이 첨단 사진기술을 도외시한 채 '손끝의 맛'을 살리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흑백화면만을 고집해 왔다. 찻잔,화분,닭발,구름 지하철의 에스컬레이터까지 생활에서 부딪히는 모든 일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임씨는 자신의 작업을 '예정된 일기'라고 표현한다. 신심이 두터운 불교신자로 일상의 작은 순간마저 놓칠 수 없는 운명으로 보고 카메라를 통해 확인한다. 일상의 화면이지만 명상적인 평온과 시적 정취마저 느낄 수 있다. 작품들 중에는 독일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 만난 사람들과 인상 깊었던 사물들의 모습도 포함됐다. 때론 사물에 반사된 자신의 모습이나 흐릿한 실루엣을 통해 일상에 스며있는 자신의 존재를 재확인하기도 한다. 임씨는 뉴욕에서 활동하던 지난 86년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이 뽑은 '전미(全美) 10대 사진가'에 선정되기도 했다. 80년부터 90년대 초까지 뉴욕에서 활동했거나 활동 중인 김환기,비디오작가 백남준,무용가 홍신자,시인 조병화,등 예술가 30여명의 인물사진을 찍은 사진집 '예술가들의 초상'을 내기도 했다. 14일까지.(02)544-848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