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옷을 입으면 왠지 허리가 펴지고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왜 그럴까. 패션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가죽의 이미지에서 찾는다. 가죽의류는 태생적으로 반항적이고 도시적이며 도도하다. 가죽이 갖는 동물성이 근원이다. 그런 만큼 가죽옷을 입기란 쉽지 않다. 걸치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고 느낀다. 하지만 최근 이런 조류도 변하고 있다. 가죽 가공방식이 발달하면서 질감과 디자인이 한층 좋아져 가죽옷을 찾는 사람이 늘었다. 섹시한 느낌을 강조한 트렌드도 한몫하고 있다. 타이트한 가죽재킷과 바지,스커트를 입은 섹시함은 한마디로 '우-후'다. ■날씬한 재킷=올 시즌 가죽재킷의 핵심 코드는 몸통 폭을 좁혀 전체적인 선을 날씬하게 쳤다는 것.기본형 테일러드 칼라(정장 재킷에 주로 쓰이는 누운 칼라)도 많지만 패션리더를 위한 스탠딩 칼라(일명 차이나 칼라)가 눈에 띈다. 이런 제품은 소가죽보다 얇고 가벼운 양가죽으로 많이 만들어진다. 함께 입을 옷으론 몸에 잘 붙는 니트 스웨터가 좋다. 가죽의 차가운 느낌을 보완하면서 전체적인 선도 날씬하게 유지해주기 때문. ■빈티지형 점퍼=빈티지(vintage)란 낡은 듯한 느낌을 강조한 스타일.거친 질감과 바랜 듯한 색상의 빈티지 점퍼는 야외에 나가거나 주말용 캐주얼로 적합하다. 브랜드에 따라선 탈부착형 양털 칼라를 달아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게 했다. 안에는 목선이 둥근 면 티셔츠나 니트 스웨터,하의는 청바지 또는 면바지를 갖춰 입으면 된다. 구두보다는 스니커즈(끈 달린 운동화),조금 더 멋을 내자면 웨스턴 풍의 부츠도 시도할 만하다. ■섹시한 가죽 바지와 스커트=젊은 여성의 건강하고 섹시한 느낌을 강조하는 데는 가죽만한 소재가 없다. 가죽바지의 기본인 날씬한 일자형 외에 최근 유행을 반영한 부츠 컷(무릎 위는 날씬하게 몸에 붙고 발목 부분은 넓은 형태) 스타일도 나와있다. 가죽스커트는 무릎을 조금 덮는 길이의 타이트한 형태가 가장 일반적이며 올 유행을 반영한 미니스커트도 찾아볼 수 있다. 가죽바지나 스커트에 같은 가죽 소재 상의를 입으면 극도로 강한 느낌을 준다. 조금 더 편안하게 입으려면 상의는 면 모직 니트 등 보다 따스한 느낌의 소재를 이용하는 게 좋다. ■해외 브랜드=프라다 트루사르디 케네스콜 등 여러 브랜드가 가죽 의류를 내놨다. 프라다는 최고가 소재로 알려진 악어가죽으로 코트 가방 장갑 벨트 등 다양한 제품을 내놨다. 피혁 전문 브랜드로 잘 알려진 트루사르디는 이번 시즌엔 스웨이드(세무)를 많이 사용했다. 특수 가공된 스웨이드는 울보다도 부드러워서 재킷은 물론 원피스까지 만들었다고.부드러운 스웨이드에 부분적으로 가죽을 덧대거나 수를 놓아 장식한 제품도 있다. ■가격=브랜드에 따라 가격대 폭이 매우 넓다. 해외 명품 브랜드의 재킷은 최소 1백만원에서 3백만원을 훌쩍 넘긴다. 국내 유명 브랜드 제품은 30만∼1백50만원선.제일모직 갤럭시와 로가디스의 남성용 양피재킷은 1백40만∼1백50만원,신원 베스띠벨리의 여성용 양피재킷은 50만∼60만원선이다. 기획상품으로는 30만원선의 제품도 볼 수 있다. 동대문 남대문의 대형 쇼핑몰에선 15만∼25만원선,TV홈쇼핑에선 23만∼29만원선에 양피재킷을 살 수 있다. ■손질법=가죽의류는 다른 옷에 비해 비교적 유행을 덜 타기 때문에 관리만 잘 하면 오래 입을 수 있다. 먼지가 묻으면 마른 수건으로 닦거나 솔질해준다. 물기가 묻으면 타월로 두드리듯 수분을 닦아내고 옷걸이에 걸어서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 말린다. 가죽은 높은 열을 가하면 딱딱하게 굳어 회복되지 않으므로 절대 불을 가까이 해선 안된다. 다리미도 불인 것,아시죠.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