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면세점 가격은 세계적으로도 낮은 편입니다. 까르띠에의 보석,시계류의 경우 한국 면세점 판매가격이 세계 어디에 비해서도 절대 비싸지 않습니다." 로랑 그로고자 까르띠에 코리아 사장(42)은 "한국 면세점은 내국인 고객 비중이 95%에 달하는 특이한 구조"라며 "외국에 나가서 사오려는 한국 고객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면세점 전략을 새로 짜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요즘 기회 있을 때마다 국내 면세점 가격이 세계적으로 경쟁력있음을 강조하고 다니는 것도 그 일환이다. 그로고자 사장은 가격 비교를 위해 지난 월드컵 당시 안정환의 골 세리머니로 유명해진 '러브링'을 예로 들었다. '러브링'의 국내 면세점 가격은 개당 8백90달러로 일본 백화점(1천1백64달러), 프랑스 부티크(1천44달러), 국내 백화점(1천17달러) 등은 물론 홍콩 면세점(9백21달러)보다 훨씬 저렴하다는 설명. 그는 "환율 하락에 힘입어 수입가격이 낮아짐에 따라 면세 시장을 둘러싼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모국인 프랑스에서만 근무하다 지난해 한국 사장으로 부임한 그는 "한국인들은 아주 역동적이면서도 꼼꼼한 특징이 있는 것 같다"며 "그래서 특히 애프터서비스 등 고객만족경영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에 배석한 티에르 마르티 마케팅담당 이사도 "한국 고객들은 신용카드보다는 현금 결제를 선호하고 자신만의 고집을 갖고 천천히 고르는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보석에 대해서는 아주 높은 식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응대하기가 결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로고자 사장은 한국 명품 시장과 관련, "모조품들이 여전히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소비자들의 눈이 높아지고 있어 빠른 속도로 선진국형 비즈니스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호화' '사치' 등의 부정적인 선입견에 대해서도 "과시형 소비가 문제일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명품은 물건이 아니라 그것과 결부된 꿈을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석 시계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프랑스 브랜드 까르띠에는 지난 80년대 초반 수입상들에 의해 국내에 소개되기 시작했다. 본사가 직접 진출한 것은 지난 97년. 현재 1백40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고 전국에 6개 직매장을 갖고 있다. 권영설 전문위원 yskw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