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문화관광부가 문광위 신기남 의원(통합신당)에게 제출한 국감자료 '기업메세나협의회 문화예술 지원실적'에 따르면 미술관·공연장 건립 등 문화시설 투자를 포함한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 규모는 1천3백82억원에 달했던 99년을 정점으로 점차 감소해 △2000년 6백26억원 △2001년 9백29억원 △2002년 7백20억원에 그쳤다. 특히 기업의 지원액이 가장 많았던 미술 분야의 경우 감소폭이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술 분야 지원금은 95년에 3백35억원으로 음악 무용 연극 등 공연예술 전체 지원액(2백59억원)보다 많았다. 그러나 95년을 정점으로 매년 줄어들어 2001년 23억원,지난해에는 19억원에 불과했다. 7년 사이 무려 18분의 1로 감소한 것이다. 미술 분야 지원규모가 해마다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것은 2000년을 기점으로 기업들의 미술관 건립 등 대규모 투자가 완료된 것이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2000년까지는 기업들의 미술관 건립 등 인프라 시설 투자가 계속됐으나 2001년부터는 전시회 지원 등으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시설 투자뿐 아니라 공연 전시회 등 프로그램에 대한 기업들의 지원도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의 양현미 연구위원은 "지난해 기업들의 문화예술 지원에서 차지하는 문화시설 투자는 47.4%였다"며 "이를 제외하면 공연 전시회에 대한 건당 실질 지원 규모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공연이나 전시회에 협찬 형식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당 지원액은 2001년 9천만원에서 지난해는 7천3백만원으로 감소했다. 기업들의 경영환경 악화가 문화예술 지원 투자 감소로 이어진 셈이다. 이에 반해 대중음악 뮤지컬 등 대중예술에 대한 지원은 2000년부터 생겨나기 시작해 지원 규모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대중음악에 대한 지원금은 2000년 11억원,2001년 7억5천만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19억원으로 증가했다. 뮤지컬의 경우 기업들의 지원이 처음 있었던 2001년 1억7천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17억원으로 무려 10배나 급증했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