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여행의 관문은 시드니. 나폴리, 리우데자네이루와 함께 세계 3대 미항으로 꼽히는 시드니는 호주의 과거와 현재가 어울려 묘한 매력을 더하는 도시다. 한국과는 달리 남반구에 위치해 계절도 반대. 봄기운이 한창 무르익어 가족여행이나 신혼여행길로도 좋겠다. 먼저 시드니항의 오페라 하우스. 하얀 조가비 모양의 지붕이 바다와 조화를 이뤄 멋을 더하는 오페라 하우스는 시드니, 아니 호주의 상징물로 사랑받고 있다. 마침 오는 10월10일이 오페라 하우스의 30번째 생일. 이를 기념하는 문화축제(10월17∼20일)가 다채로이 펼쳐져 여행길의 흥을 돋워준다. 하버 브리지의 명성도 오페라 하우스에 못지 않다. '낡은 옷걸이'란 애칭으로 불리는 아치형 철제다리인 하버 브리지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다리답게 위용을 자랑한다. 철제 아치를 타고 오르는 즐거움이 별나다. 3시간 정도 걸리는 하버 브리지 클라이밍은 다리가 후들거리기 마련이지만 그리 위험하지는 않다. 안전교육용 비디오를 보고 유니폼을 갈아 입은 다음, 안전고리를 걸고 등반에 나서는데 중도포기는 절대사절. 아치 정상에 올라서 내려다 보는 시드니항의 모습을 놓칠 수 없다. 밤시간에 진행되는 나이트 클라이밍은 야경의 낭만적인 분위기 때문에 허니무너나 젊은 연인들 사이에 인기다. 시드니의 과거와 현재를 보려면 록스가 제격이다. 바위투성이 지역이었기 때문에 이름 붙은 록스는 2백여년 전 처음으로 시드니에 도착한 죄수와 군인들이 발을 디딘 곳. 1970년대 옛 건물들이 복원되면서 호주의 역사를 엿볼 수 있는 명소로 거듭났다. 초창기 식민지 시대의 모습을 간직한 상점과 식당들을 볼 수 있으며, 노천카페에서 밴드연주를 들으며 여행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아가일거리에서는 이 지역의 특산품을 골라 살 수 있으며, 주말에 열리는 록스마켓에서 수공예품을 비롯한 토산품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근처에 옵저버토리 힐이 있다. 호주 원주민들이 별을 쳐다보며 자신들의 전설을 이야기했던 곳으로,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시드니 천문대가 우뚝 서 있다. 한 TV드라마 '요조숙녀'의 촬영장소이기도 하다.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개방하는데, 밤에는 천체 망원경으로 별자리를 관찰하는 이브닝투어를 진행한다. 시드니 주변지역으로 눈을 돌려 보면 즐길거리가 넘친다. 시드니에서 서쪽으로 1시간30분 거리에 센트럴 코스트가 있다. 포트 스테판으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센트럴 코스트에는 호주 최대의 승마센터가 있다. 초보자들도 쉽게 말타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입구의 메모리얼 파크에는 매일 오후 3시30분께 펠리컨 무리가 먹이를 찾아 몰려든다. 20여년 전 근처의 한 식당 종업원이 자신이 던진 생선조각을 받아먹는 펠리컨을 보고, 매일 같은 시간에 먹이 주는 일을 계속했단다. 이후 야생 펠리컨이 시간만 되면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날아온다는 것. 수많은 펠리컨이 수면을 스쳐 나는 장면이 멋지다. 먹이를 달라며 입을 쩍 벌리고 따라오는 모습에서도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시드니에서 3시간 거리인 포트 스테판은 아름다운 해변과 사막처럼 끝없이 펼쳐진 모래언덕이 잘 어울린 휴양지. 하얀 모래의 스탁톤 비치와 연이어진 광활한 모래언덕이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한다. 보드를 타고 모래썰매를 지치며, 4륜구동차에 올라 모랫바람을 가르며 질주하는 이색체험을 할 수 있다. 낙타 등 위에 올라 진짜 사막을 가로지르는 느낌도 만끽할수 있다. 넬슨 베이에서의 돌핀 크루즈도 빼놓을수 없는 여행프로그램. 야생의 돌고래를 볼 수 있도록 안내해 준다. 문셰도란 이름의 배를 타고 넬슨 베이를 나서 바다로 향하는데, 무리지어 돌아다니는 돌고래를 만날수 있다. 운이 좋으면 돌고래들이 묘기를 부리듯 수면 위로 뛰어오르는 장면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 < 여행수첩 > 시드니는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주의 주도. 호주의 경제, 문화, 예술의 중심지다. 인구는 4백만명. 호주의 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 했다. 1770년 제임스 쿡 선장이 이끄는 탐험대가 지금의 시드니만을 발견했고, 1788년에는 아서 필립 선장을 중심으로 한 최초의 식민지 원정대가 도착(서큘러 부두), 뉴 사우스 웨일즈로 명명했다. 시드니는 그 뒤 호주 내륙 개척의 중심지가 되었다. 시드니란 도시명은 당시 영국의 내무장관이었던 시드니 경의 이름을 따 붙였다고 한다. 한국과 계절이 정반대로 요즘은 봄이 한창이다. 한국보다 1시간 빠르다. 10월 말에서 3월까지 서머타임제를 실시한다. 통화단위는 호주달러. 1호주달러에 7백90원 내외. 입국비자를 받아야 하지만, 관광비자의 경우 전자비자시스템(ETAS)으로 처리, 대사관을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매일 시드니(킹스포드 스미스공항)행 직항편을 운항하고 있다. 비행시간은 10시간 정도. 캐세이패시픽항공은 홍콩 경유 시드니행 비행기를 매일 운항한다. 자유여행사(02-3455-0007), 씨에프랑스(02-3355-3355), 명작세계여행(02-777-0400),트래블러(1588-2188), 참좋은여행(02-599-4100) 등이 시드니를 포함한 호주여행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정부관광청 (02)752-4131, www.sydneyaustralia.com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