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혼자만 튀는 독불장군 시대는 갔다. 팀워크나 매트릭스 조직이나 모두 다 조화와 협력을 뿌리로 한다. 흔한 말 같지만 더불어 사는 지혜가 가장 필요한 시대다. 'NQ로 살아라'(김무곤 지음,김영사,1만9백원)는 함께 잘 사는 사회와 기업·국가를 만드는 길을 담고 있다. 동국대 교수인 저자는 이제 지능지수(IQ)와 감성지수(EQ)를 넘어 공존지수(NQ:Network Quotient)를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가 말하는 공존의 네트워크란 혈연·지연·학연 등 이른바 인맥을 뜻하는 게 아니다. 사회과학적인 개념,즉 구성원들이 대등한 입장으로 정보와 자원을 자유롭게 교환하면서 서로 유연하게 결합된 형태를 의미한다. 이른바 '빽'이나 '혈연' 등으로 결합된 연줄형이 아니라 개방적이고 수평적인 네트워크형으로 사회가 바뀌어야 공존의 행복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NQ의 대표 선수인 예수와 석가모니,자신을 낮춰 세상을 얻은 유비,적의 마음까지 사로잡은 김춘추,남에게 공을 돌리고 존경받은 사카모토 료마 등의 성공법칙을 분석한다. NQ를 높이는 방법은 무엇인가. 요약하면 '네가 먼저 양보하라''이해하려면 숙여라''남이 잘 되어야 나도 잘 된다''이 세상에 공짜란 없다''평소에 잘하라''네가 먼저 연락하라''다른 사람 이야기에 귀 기울여라''앞에서 욕하고 뒤에서 칭찬하라' 등이다. 직장인을 위한 NQ 18계명도 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지금 힘없는 사람이라고 우습게 보지 마라''네 밥값은 네가 내고 남의 밥값도 네가 내라''남을 도와줄 땐 화끈하게 도와줘라''남의 험담을 하지 마라''불필요한 논쟁을 하지마라-회사는 학교가 아니다''수위 아저씨와 청소부 아줌마에게 잘 해라'…. 저자는 NQ를 상품에 빗대기도 한다. IQ가 품질이라면 NQ는 가치다. IQ가 머리를 재는 잣대라면 NQ는 가슴을 재는 저울이라는 것. 그는 기업의 경우에도 NQ가 높아야 성공한다며 국내외 사례들을 소개한다. '우지 파동'으로 존폐 위기까지 갔다가 9년 만에 무죄 판결을 받았던 라면 회사.최악의 상황에서 외환위기가 겹쳐 부도를 냈던 이 회사는 그러나 공장이 있던 지역의 새마을부녀회와 총동창회 등 6개 단체의 눈물겨운 지원에 힘입어 회생했고 경영 정상화를 크게 앞당길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줬고 벽지에 의료시설을 건립하거나 청소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오랫동안 해온 '보시'의 힘이었다. 흑인들의 불매운동에 맞닥뜨린 나이키의 효과적인 위기 관리와 유대 강화 마케팅도 참고할 만한 사례다. 애프터서비스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취급 부주의를 탓하며 폭언한 직원 한 명 때문에 1백20년간 쌓아올린 기업 이미지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일본의 한 가전회사는 실폐 사례의 전형이다. 그는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과 자녀를 훌륭하게 키우는 노하우가 모두 NQ속에 있다고 거듭 강조한다. 자신의 NQ가 몇점인지 체크하는 항목도 부록에 실었다. "NQ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지는 것입니다.자신을 낮출수록 높아지는 게 NQ죠."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