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보고 사랑한다고요? 저는 이해 못하겠어요. 좋은 남자면 되는 거 아닌가요?"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어린 소녀에게는 우문이었나보다. 박한별(19)에게 사랑과 물질은 영 관계가 없어 보인다. 그녀는 "평소에는 귀엽고 장난기 많지만 가끔은 진지하고 남자다운 사람"이 좋다고 말한다. 영화 '여우계단'에 이어 13일부터 방송되는 SBS 드라마 '요조숙녀'에 출연하는 박한별은 실제로 돈 많은 남자를 사귀는 게 목적인 하민경(김희선)과 달리 순수한 사랑을 지켜나가는 스튜어디스 최수연 역을 맡았다. "극 중 고수씨를 짝사랑하면서 희선 언니와 삼각관계를 이루게 돼요. 드라마가 영화보다 더 바쁘고 힘들다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희선 언니가 너무 잘 챙겨주셔서 편하게 연기하고 있죠." 박한별은 선화예고 수석 입학생으로 한국무용을 전공했다. 가야금을 비롯해 북 장구 소고 상모돌리기 등에도 일가견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어렸을 때부터 연기를 하고 싶었던 그녀는 고3이 되던 지난해 겨울 결국 진로를 바꿨다. 잡지모델로 연예계에 데뷔한 것. "연기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아요. 연습할 때는 연기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연기자랑 호흡도 맞춰야 하고 여러 가지를 다 생각해야 하니까요." 어떤 연기자가 되고 싶으냐는 물음에 그녀는 "특별히 찍어서 배우고 싶은 연기자는 없다"고 한다. 모든 배우가 각자의 단점과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 "슬픈 사랑 이야기의 여주인공,정신 나간 여자,액션 영화 주인공,코미디물 등 다 해보고 싶어요. 한 가지 이미지를 갖고 밀어붙이기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거죠.애로 연기 빼고는 다 잘할 자신 있어요."(웃음) 평소 성격은 '여우계단'의 소희와 비슷하단다. "밝고 장난기 많고 애기 같은 말투"가 자신과 꼭 닮았다고 한다. 하지만 기사나 작품에서 보여지는 게 자신의 전부는 아니라고 강조하는 모습에서 19살 소녀의 '연기에 대한 욕심'을 읽을 수 있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