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의 나라 태국이 한국의 여름보다 시원하다?' 무슨 엉뚱한 말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태국의 6~10월은 가을에 해당된다. 특히 서부나 북부의 고산지대로 가면 기온은 더욱 떨어진다. 태국의 요즘은 우기. 하루에 한번 30분 정도 열대성 소나기인 스콜이 내린다. 그러나 한국의 장마와는 양상이 다르다. 하루 한차례 비를 쏟아 부을 뿐이다. 나머지 시간엔 그저 구름이 태양을 가리는 정도. 기온이 올라가지 않고 자외선도 피할 수 있어 라운드하기엔 오히려 안성맞춤이다. 방콕 서북쪽 칸차나부리에 자리 잡은 에버그린 골프클럽은 여기에 고지대의 장점을 더한다. 태국에서는 높은 해발 3백m 지대에 위치, 항상 아침 최저 20도, 낮 최고 25도 정도의 기온을 유지한다. 이 골프장은 병풍처럼 둘러쳐진 봉우리 한가운데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는 원시의 거목들이 호위하듯 빽빽하게 서 있다. 18개 홀(6천9백50야드)의 페어웨이엔 한국형 잔디가 깔려져 있어 공을 단단히 떠받쳐 준다. 영국인 설계자의 작품인 만큼 그린 주변에는 스코틀랜드 세인트 앤드루스GC 17번홀(일명 로드홀)을 연상케 하는 한길이 넘는 항아리 벙커들이 도사리고 있다. 대부분의 페어웨이 경계엔 키가 50m 넘는 전나무들이 버티고 있어 장관을 연출한다. 이곳의 백미는 17번홀(4백야드). 강한 도전의식을 불러 일으키기에 손색이 없다. 왼편으로 굽는 도그레그 형태의 페어웨이 양쪽엔 워터해저드가 도사리고 있다. 또 2백40야드 조금 넘는 지점에서는 20m 폭의 냇물을 건너야 한다. 여기에 그린을 둘러싸고 있는 벙커까지 입을 벌리고 있어 핸디캡 1번홀로서의 면모를 과시한다. 코리아골프아카데미 김학서 원장은 "16번(파3) 아일랜드홀과 18번홀(파5)은 강한 남성다움이 느껴진다"며 "그린이 빠르게 조성돼 결코 만만치 않은 코스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칸차나부리는 골프 이외에도 수려한 풍광을 즐기는 가족단위 여행객이 많이 찾는 곳. 인근에 영화 '콰이강의 다리'의 배경으로 나온 콰이강과 2차대전 전쟁박물관 등의 관광명소가 있다.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박쥐사원'은 자연의 신비를 느끼게 해주는 곳. 매일 저녁 무렵 동굴에 사는 박쥐들이 먹이를 찾아 이동하는데 그 이어진 길이가 수㎞에 달해 장관을 연출한다. 낫콤파톰 수상시장에선 태국 수상시장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시장은 작은 배로 돌아보는데 1시간 정도 소요될 정도의 방대한 규모. 이곳에선 6백원 정도면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다. ----------------------------------------------------------------- < 여행수첩 > 에버그린리조트 한국지사 골프사랑(02-536-0081)은 4박5일 일정의 에버그린GC 무제한 골프상품을 내놓았다. 7월19일까지 1인당 45만원. 원하는 날 출발할수 있으며, 인원제한도 없어 혼자라도 떠날 수 있다. 숙소인 리조트호텔은 수영장, 테니스코트, 가라오케룸, 골프연습장, 산책로, 자전거하이킹, 태국 전통마사지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캐디피는 18홀에 6천원. 클럽렌털은 무료.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