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두막 창문 밑의 노랗고 빨간 모종화분.드넓게 펼쳐진 초록 들판에 점점이 수놓인 보라색의 이름 모를 들꽃' 초여름의 스위스는 동화속 그림나라다. 스위스의 수도가 베른이라면 '스위스 알프스'의 수도는 인터라켄(해발 567m). 인터라켄은 알프스의 중심에 위치한 알파인 타운이다. 브리엔즈와 툰,2개의 거대한 빙하호수 사이에 위치한 이곳은 알프스 최고의 절경을 향해 떠나는 알파인 여행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인터라켄에서 알프스의 준봉 융프라우(4,158m)로 오르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루트를 택하더라도 클라이네 샤이덱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해발 2천61m의 고지에 위치한 클라이네 샤이덱은 아이거,묀히,융프라우 세개의 암봉 바로 아래에 형성된 넓은 구릉지. 한여름 이곳엔 빨간 알핀로제가 흐드러지게 핀다. 알프스 초원을 하이킹하는 사람들에겐 더할 나위 없이 매혹적이다. 인터라켄에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열차를 타고 직접 갈 수 있지만 여름철이라면 한 이틀 정도 인근 알파인빌리지에 머물면서 하이킹으로 오르기를 권할 만하다. 하이킹족은 보통 벵엔까지 열차를 이용한다. 벵엔은 라우터브룬넨 계곡 5백m 위쪽에 위치한 알파인 빌리지. 이 마을 언덕에서 맨리센(2천2백30m)까지 오르는 케이블카를 탄다. 절벽에 매달린 케이블카 안에서 내려다 보이는 벵엔마을이 성냥갑 크기로 작아진다. 마치 장난감 같다. 능선위의 맨리센에서 클라이네 샤이덱까지 최고의 하이킹 코스(1시간반 소요)로 꼽히는 '알파인 패스'가 펼쳐진다. 내리막이 평탄해 아이를 업고 온 부부들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클라이네 샤이덱크역이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도착하면 '그린델발트 블릭'이란 레스토랑이 길가에 서 있다. 야외 테라스에 앉아 카푸치노 한 잔을 마신다. 사방에 펼쳐진 푸른 초원과 만년설을 거쳐 온 상큼한 공기가 코를 간지럽힌다. 하루쯤 더 시간이 난다면 쉬니게 플라트(1천9백67m)까지 열차로 오르자. 아래로는 인터라켄을 형성시킨 두 개의 호수,위로는 아이거,묀히,융프라우 세 봉우리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알파인 가든. 스위스 알프스에 자생하는 5백여종의 갖가지 식물이 산 기슭에 조성한 정원에 모여 있다. 쉬니게 플라트∼빌더스빌 구간을 운행하는 톱니철도 열차를 타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 여행수첩 ] 인터라켄~융프라우요흐 왕복 철도요금은 1백59 스위스프랑. 할인쿠폰을 가져가면 1백10스위스프랑만 내면 된다. 쿠폰은 융프라우철도 한국총판인 동신항운(02-756-7560)에서 구입할 수 있다. 융프라우철도패스를 사면 5일간(연속)이 지역의 열차와 버스를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1백33스위스프랑이며 스위스패스 혹은 스위스카드 이용자는 85스위스프랑. 벵엔을 출발,멘리센~클라이네 샤이덱 하이킹,융프라우철도 타고 융프라우요흐 등정후 그린델발트로 돌아오는 코스의 하이킹상품(1백37스위스프랑)도 나와 있다. 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