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서울에 들어온 탈북동포는 3천명을 웃돈다. 중국과 동남아지역을 떠도는 탈북동포는 훨씬 더 많아 수십만명을 헤아린다고 한다. 북한주민들은 왜 목숨까지 걸면서 제 핏줄이 남아 있는 고향을 등지고 있는 것일까. 호국.안보의 달 6월.50여년 분단의 현장을 찾아 그 이유를 탐문해 보자.무작정 편을 갈라 안으로만 향했던 시선을 돌려,북한의 실상을 직접 듣고 평가하며 통일을 향한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시간이다. 판문점트래블센터에서 운영하는 비무장지대 관광 일정인 '북한 바로 알기 프로그램'을 따른다. 여행은 통일로 중간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부터 시작한다. 오두산 통일전망대는 한강과 임진강이 합류하는 서부전선 최북단 오두산에 위치한 전망대.북한의 정치,경제,문화 등을 소개한 5백여종의 전시물이 있는 북한전시실 및 통일전시실을 둘러본다. 강 건너 북한지역 주민과 군인들의 움직임도 볼 수 있다. 임진각과 자유의 다리를 건너 제3땅굴로 간다. 제3땅굴은 지난 78년 10월 발견된 지하 73m,길이 1.6km의 남침용 땅굴.서로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란 사실을 절감케 하는 현장이다. 땅굴 인근 도라산 전망대와 도라산역에도 들러 언젠가 분단의 벽을 허물고 세계로 웅비할 민족의 미래를 꿈꾼다. 여느 안보관광 일정과 비슷한 이 여행 프로그램을 남다르게 만드는 것은 탈북 동포 안내원.탈북자 신세로 각기 동남아지역을 떠돌다 들어와 결혼한 스물아홉 동갑내기 부부 장국철 한신희씨 등 모두 5명의 탈북 동포 안내원이 직접 마이크를 잡는다. 인민군 장교,인민학교 교사,종합병원 간호사,이산가족 등 서로 다른 신분으로 북한에 살았던 이들 탈북 동포 안내원이 보고 들은 북한을 생생하게 증언하는 것. 그러나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자칫 과장된 것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게 현실.장국철씨는 "탈북 동포 안내원은 북한에서 생활하면서 체험한 사실만을 전하는 역할에 한한다"며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있는 그대로의 북한을 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