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외식 나들이나 비즈니스 모임을 하려고 하면 메뉴가 잘 떠오르지 않는다. 회나 고기는 너무 진부하고 양식 또한 마찬가지다. '정말 잘 먹었다'는 소리가 절로 나는 식당을 찾기란 쉽지 않다. 서울 서초동 금강고려화학 옆 서초오피스텔 지하에 가면 이를 만족시켜주는 '금강고향낙지'라는 식당이 있다. 지하에 분식집들이 즐비한 곳에 위치해 있어 언뜻 찾기가 꺼려지지만 내부는 깔끔하다. 이곳의 메뉴는 딱히 정해진 게 없다. 점심때는 한정식으로 3만원 코스가 있고 저녁에는 5만원,7만원,10만원짜리 코스요리가 있다. 낙지요리는 기본 메뉴로 들어가 있다. 내놓은 음식을 보는 순간 놀라고,먹어본 순간 다시 한 번 놀란다. 주변의 친숙한 재료로 이렇게 맛있는 요리를 만들어내는 게 신기할 정도다. 27년째 음식장사를 해온 주인 김호순씨는 한 가지 재료로 수십 가지 요리를 해낸다. "그저 음식 만드는 게 신나고 좋다"는 게 그의 비법이다. 갓으로 만든 물김치,오이냉국,두릅장아찌,가지,시래기 등 야채반찬과 곁들여 나오는 각종 낙지 생선 삼합 삼겹살구이 튀김요리 등은 모두 맛있다. 음식 하나하나가 명품이란 느낌을 갖게 한다. 음식은 매번 갈 때마다 달라진다. 단골이 된 사람들은 이제 어떤 음식을 해달라고 미리 주문을 할 정도다. 강남의 주요 기업 임원들이 입소문을 듣고 와 먹어본 뒤 마니아가 된 경우가 많다고 한다. 여기서 음식을 먹고나면 만만찮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너무 잘 먹어 기분이 좋다"며 서로 내려고 한다고.식당안은 그리 넓지 않다. 2∼3일 전 예약을 하는 게 좋다. (02)592-2022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