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가 댄스뮤지컬로 선보인다. 영국의 유명 안무가 매튜 본(43)이 개작한 댄스뮤지컬 '백조의 호수'가 오는 20일부터 6월1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음악은 차이코프스키의 곡을 그대로 사용하지만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줄거리에 대중적인 댄스와 뮤지컬 요소를 강화했다. 배경은 1950년대 영국 왕실이고 백조들은 여자가 아니라 모두 남자다. 가냘프고 우아한 여성미를 풍기는 원작의 백조와 달리 공격적이며 강력한 파워의 남성미가 돋보인다. 주인공 백조도 왕자의 구원을 기다리는 존재가 아니라 오히려 왕자의 이상향이자 구원자로 등장한다. 반면 왕자는 모성 결핍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에 시달리며 궁정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다. 안무 겸 연출자 매튜 본은 "자신의 삶에서 사랑을 가질 수 없었던 한 남자에 관한 이야기"라며 "백조는 왕자가 되고픈 이상을 표상하며 일종의 또 다른 자아"라고 말했다. 이 작품은 로렌스 올리비에상(96년)과 토니상(98년) 등 영국과 미국의 대표적 공연예술상을 휩쓸었다. 이번에 내한하는 공연단은 매튜 본이 87년 창단한 AMP(Adventures in Motion Pictures). 영국의 데일리 텔리그래프는 공연단에 대해 "깃털 달린 바지를 입고 야비한 얼굴을 한 남성 백조들은 무엇보다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날카롭고 공격적인 움직임,맹렬한 점프 등 그들의 난폭한 몸놀림은 경탄을 자아내며 공연장 전체를 저항할 수 없는 환희의 순간으로 몰고 간다"고 평했다. 제미로와 LG아트센터,SBS가 공동 주최하고 주한 영국대사관과 문화원이 후원한다. 공연시간은 화∼금요일 오후 8시,토요일 오후 3시·8시,일요일 오후 2시·7시. (02)2005∼0114,www.lgart.com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