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반적인 변화에 발맞춰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신앙과 신학,사회와의 관계 등을 재정립해야 할 시점입니다. 교회가 사회의 변화에 적극적 선도적 자세로 대응하고 봉사하도록 뼈대를 세울 겁니다." 5일 한기총의 제9대 대표회장으로 취임한 길자연 목사(62·서울 왕성교회)는 이같이 밝혔다. 61개 교단과 14개 단체가 소속돼 있는 개신교계의 대표적인 연합기관으로서 사회 참여를 보다 활성화하겠다는 뜻이다. "한기총 참여 교단들은 그동안 정교분리의 원칙에 따라 기독교인이 지나치게 정치·사회문제에 간섭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사회 참여를 자제해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시대가 달라져 구원받아야 할 대상에 적극 도움을 줌으로써 사회문제에 참여하는 것이 교회가 할 일이라고 봅니다." 길 목사는 특히 인간 중심의 윤리·도덕으로는 이 사회를 개조·변화시킬 수 없기 때문에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지도자를 양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독교 여성지도자를 비롯해 신자 법조인과 교수 실업인 등을 분야별로 묶어서 이들이 각 분야에서 선교와 사회봉사를 할 수 있도록 한기총이 가교 역할을 맡겠다는 것이다. "각 교단에서 3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까지의 차세대 목회자 1백여명을 찾아내 이들이 사회봉사와 교회갱신을 주도할 수 있도록 양성하는 기초를 놓을 거예요. 이를 위한 세미나와 목회프로그램 개발 등을 구상 중입니다." 길 목사는 경희대 한의학과를 졸업하고 4년간 한의사로 일하다 목회자의 길에 들어섰다. 지난 78년부터 왕성교회 담임목사를 맡아 교인 2만4천여명의 대형 교회로 키웠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