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계절별 기후가 겨울은 짧아지고 있는 반면 여름은 점점 길어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기상청이 26일 발표한 '우리나라 자연계절의 변화'에 따르면 1920년대의 기온과1990년대 기온의 계절별 변화에서 1920년대에는 겨울이 4개월 정도 지속됐으나 1990년대에는 3개월 정도로 겨울이 약 25일 정도 짧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반해 여름은 2주일 정도 길어졌으며 봄과 가을도 1주일 안팎으로 길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기상연구소 권원태 기후연구실장은 "영하 5도 이하를 겨울철 날씨로 구분했을때 1920년대와 1990년대 겨울철 기간이 약 1개월의 차이가 났다"며 "이같은 기온 상승은 겨울에 가장 크게 나타나고 여름은 비교적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같은 현상의 주요인으로 이산화탄소의 농도증가 등에 의한 지구온난화와 산업화, 인구과밀화에 따른 도시화 효과를 꼽았다. 권실장은 "전세계의 평균기온이 지난 100년간 0.6도 상승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기온이 1.5도 이상 상승해 이 현상이 겨울철과 다른 계절의 기온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서울의 경우 1920년대에는 3월23일 봄이 시작됐으나 1990년대에는 3월 5일에 벌써 봄이 찾아와 봄꽃들의 개화시기도 약 2주~3주 정도 빨라졌다. 여름도 마찬가지로 1920년대에는 6월10일께 시작됐지만 90년대에는 6월 1일이면 더운 여름이 시작됐다. 권실장은 "지구온난화가 기온상승 뿐만아니라 계절변화도 불러오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봄과 가을이 없어지고 있는 것으로 느끼고 있지만 사실은 계절이 다가오는 시기가 예전보다 빨라져 금방 끝나 버리는 걸로 착각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러한 계절변화로 일상생활 뿐만아니라 계절상품의 출하나 농작물의 씨뿌리는 시기, 냉난방이 필요한 시기등에서 다양한 변화를 가져오고 있어 이에 대한 정확한 연구와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기상청은 지적했다. (서울=연합뉴스) 여운창 기자 b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