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동안 3천여 차례의 강연과 자신의 체험을 토대로 쓴 책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온 지그 지글러는 국내 독자들에게도 친숙한 인물이다. 인터넷 서점 '예스24'에서 그의 이름으로 검색하면 '정상에서 만납시다''지그 지글러 성공의 법칙'등 무려 29권의 책이 뜰 정도다. 자기계발 및 성공학의 대가로 손꼽히는 그가 자서전을 냈다. '지그 지글러·정상을 향한 열정'(김은령 옮김,오늘의책,1만5천원)이다. 오랜 세월에 걸친 세일즈 경험과 기독교 정신에 입각한 삶의 철학을 바탕으로 자신의 성장기와 가족,사랑,진정한 성공의 의미 등을 들려준다. 앨라배마의 한 가난한 집에서 12남매 중 10번째로 태어난 지글러의 본명은 힐러리 힌튼 지글러. 다섯살 때 아버지를 잃고 편모 슬하에서 자란 그는 학업성적이 뛰어나지 않았다. 잡화점 일과 신문배달 등으로 가족의 생계를 도와야 했기 때문이다.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뒤 주방기구 판매사원으로 직업전선에 뛰어든 뒤에도 숱한 역경을 거쳐야 했다. 주방기구 판매사원 시절 세일즈 챔피언을 차지했지만 엄청난 빚을 갚느라 생계비마저 부족할 정도로 궁핍했다. 좀 더 조건이 좋은 회사를 찾아 다니느라 17번이나 회사를 옮기면서 가족들도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이런 역경에서도 지글러를 지탱해준 것은 긍정적인 태도와 신앙이었다. 그가 평소 강연을 통해 '용기를 갖고 도전하라.정상을 향해 계속 나아가라'며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것은 긍정적인 사고가 성공으로 이끈다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이다. 큰 딸 수잔의 죽음으로 빠졌던 깊은 상실감에서 그를 건져준 것도 믿음과 긍정적 태도였다. 지글러는 강연가,성공학의 대가로 입지를 굳힌 뒤 오랫동안 꿈꿔왔던 네트워크 마케팅회사를 설립했으나 실패했다. 지난 2월에는 게실염이 재발해 생명이 위태로웠지만 기적적으로 건강을 회복했다. 75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강연,집필 등으로 활기찬 노년을 보내고 있는 지글러는 "은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대답한다. "나는 은퇴하지 않습니다.더 열심히 일할 뿐입니다.내 생명이 다하는 그날까지 나는 기운 빠지지도,조용히 입 다물고 앉아 있지도,포기하지도 않을 겁니다.사실 지금도 워밍업 중이랍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