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판매시장인 해외 아트페어에 진출하는 한국 작가들 사이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얼마전만 해도 해외 시장엔 50∼60대 중견작가들이 참가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가격도 보통 2만달러 이상이다. 하지만 최근들어선 2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의 젊은 작가 작품들이 아트페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이들 '영 파워'가 주류로 등장했다. 30일 독일 쾰른에서 개막하는 제36회 쾰른아트페어에 참여하는 20여명의 작가 중 백남준 정창섭 박서보 함섭 안병석 등을 제외하면 40대 중반 이하의 젊은 작가가 70%를 차지한다. 박영덕화랑의 박혜련 김찬일 김순례,박여숙화랑의 이진용 박은선 서정국 이영섭,카이스갤러리의 양만기 정광호 김유선 김택상 김소라 이미경 등 출품작가 모두가 이에 해당한다. 이들의 작품 판매가격은 2천달러 이하가 대부분이고 비싼 작품이라야 1만달러를 넘지 않는다. 해외아트페어 출품작가들의 연령이 이처럼 낮아진 것은 국제 미술시장 흐름 때문. 미국이나 유럽의 경기가 나빠지면서 저렴하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작품들이 잘 팔리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박영덕화랑 박여숙화랑 카이스갤러리 등 해외 아트페어에 참여하는 국내 화랑들도 적게 팔더라도 비싼 작품을 출품하는 '고가소매(高價小賣)' 전략에서 저렴한 작품을 많이 파는 '염가다매(廉價多賣)'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다. '9·11 뉴욕테러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해외 미술시장이 회복되지 않는 한 젊은 작가들의 아트페어 진출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