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고은(70)과 김지하(61)의 전집이 잇달아 나왔다. 준비기간 3년,편집기간 2년이 걸린 '고은전집'(김영사)은 38권 분량의 대작이다. 1960년도 첫시집 '피안감성'에서부터 '만인보'에 이르는 시집 14권과 소설 7권,자전 3권,평론과 연구서 5권 등 인간 고은과 고은 문학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20세의 나이로 입산해 승려가 된 고은은 효봉선사의 상좌로 10년간 참선과 정신적 방랑을 하며 치열한 구도의 시를 썼다. 62년 환속한 뒤로는 작가로서의 사회적·역사적 책임을 위해 민주 인사들과 함께 독재 정권에 맞섰다. 그의 작품은 지금까지 14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세계인이 읽고 있다. 고은 시인은 "한때 문학을 역사와 동의어로 생각한 적이 있지만 이제 역사로부터,또 문학 자체로부터도 해방되고 싶다"면서 "아직도 절대시의 유혹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지하 사상전집'(실천문학사)은 철학 사회 미학사상 등 3권으로 구성돼 있다. 1권은 김씨의 철학적 사유의 단초라고 할 수 있는 동학사상을 비롯해 1980년대 출옥 이후 펼친 생명운동,90년대말 오랜 병고에서 깨어나 모색했던 율려사상 등에 관한 글들을 모았다. 2권은 사회현상에 대한 사유와 현대문명에 대한 비판,새로운 세계관을 모색한 글들로 엮어졌다. 또 3권은 '풍자냐 자살이냐''흰 그늘의 길' 등 그의 미학론을 살필 수 있는 글들을 모아놓았다. 70년대에 저항 시인으로서 남겼던 문건들과 일기도 볼 수 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