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시인 고은(69)씨의 문학을 집대성한 전집(전38권)이 이달말 출간된다. 고 시인의 저작물은 올 9월 현재 125권에 이른다. 흩어져서 찾지 못하는 글들도1-2권 분량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전집은 1958년 시인으로 등단한 뒤 44년간 써온 시 14권, 산문 7권, 자전 3권, 소설 7권, 기행 1권, 평론과 연구 5권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일제 식민지 시대에 일본어를 '국어'로 알고 자랐던 소년이 모국어에 대한 자각과 함께 대시인으로 성장해가는 전모를 이 전집을 통해 파악할 수 있다. 저자가 쓴서문에는 삶의 허무를 노래하던 시인이 1970년대 전태일 분실자살사건 후 20여년간군부독재정권에 저항하는 반체제 인사의 길을 걷는 과정 등 결코 순탄치 않았던 삶과 문학의 행로가 자세하게 적혀 있다. 고 시인은 서문에서 "나는 고대와 중세 시가와 오랜 한자문학이나 대학 학부에서 배우는 국문학 분야 어디에도 한번 속해 본적이 없었다. 시인이란 그런 것들의 인문적인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 그 자체인 것처럼 여겨져서야 나 자신이 국문학도가아니라 시인이라는 사실을 가까스로 발견했다"면서 "이런 점에서 나는 시를 하나의텍스트로 말하는 최근의 현상들을 사절한다"고 '체험적 시학'을 펼치기도 했다. 고 시인은 외신을 통해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명되고 있어 10일 오후 발표될 수상 여부에도 국민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는 오는 12일 출국해 프랑스 파리 가을축제에서 시낭송회에 참석한 뒤 16일 귀국할 예정이며, 30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전집 출간기념회를 연다. (서울=연합뉴스) 정천기 기자 ckch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