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23일 타계한 운보 김기창 화백(1914~2001)은 생전에 산수화를 비롯 추상화 도자기 삽화 등 다양한 작업으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그는 한국화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작품이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옥션은 12일 오후 5시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제60회 운보 김기창 60선'경매를 실시한다. 한 작가의 작품이 대거 경매에 부쳐지기는 1998년 서울옥션이 경매를 개시한 이래 처음이다. 이번 경매에는 대표작으로 평가받는 '청록산수' '바보산수'를 비롯해 도자기 삽화 문자도 등 초기작에서 말기작까지 운보의 전 시기를 망라하는 60점이 출품된다. 주목되는 작품은 수묵채색화로 1백50호 크기의 '농악도'(추정가 1억∼1억2천만원). 57년 국전 출품작을 운보가 80년대에 같은 소재와 화풍으로 다시 그린 것으로 풍속적인 소재에 신선한 조형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1백호 크기의 '태고의 이미지'(7천만∼9천만원)는 65년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의 국제미술전에 출품됐던 작품이다. 67년작 '만종기도'(20호,2천2백만∼2천5백만원)는 서양 명화를 소재로 한국화의 변용을 시도한 그림으로 밀레의 대표작을 원용했다. '황혼,학과 매병,유자,연Ⅱ'(9천만∼1억2천만원)는 50년대 후반 전통 수묵기법을 바탕으로 추상성을 시도한 것으로 20호 크기 4점을 연작으로 그렸다. 출품작은 11일까지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 본점에 전시된다. (02)395-0330∼4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