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가 낙동강 발원지인 강원 영동과 경북 북부지역에 기록적인 호우를 뿌리고 지나감에 따라 낙동강 수위가 급격하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번 수해를 입은 낙동강 하류 경남지역 일부에 홍수경보와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1일 경북 안동·임하댐 등 낙동강 상류댐에서 초당 1천2백40t을 방류하고 낙동강 지류 하천수 유입이 늘어나면서 삼랑진과 진동,구포지점 등 낙동강 하류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낙동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오후 1시 현재 수산지점 수위는 9.36m로 위험수위 9m를 넘겼고 진동지점은 10.48m로 위험수위 10.50m에 거의 육박했다. 삼랑진 지점과 구포지점도 8.25m와 4.32m로 위험수위 9m와 5m에 근접하고 있다. 현재 진동지점은 홍수경보,삼랑진과 구포지점엔 홍수주의보가 발령된 상태다. 이로 인해 지난번 호우로 붕괴됐던 낙동강 지류의 제방들이 다시 붕괴될 위험에 놓였다. 경남 합천군 청덕면 가현둑이 이번 태풍으로 다시 붕괴됐고 함안과 김해지역도 일부 둑에서 물이 새거나 수위가 계속 상승하는 등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또 비상이 걸렸다. 최악의 침수 피해를 당했던 김해시 한림면 지역에서는 장방리 대항마을과 시산리 부평·시전 마을 등 4백여가구 1천3백여 주민이 태풍에 대비해 인근 금곡초등학교와 한림중,임시 컨테이너 등에 대피했다가 대부분 귀가했으나 70가구 2백여명은 귀가를 미룬 채 계속 대피상태다. 한편 낙동강 상류 안동·임하댐은 낙동강 하류의 빠른 수위 상승을 막기 위해 방류량을 계속 줄이고 있다. 임하댐 수위는 현재 1백63.69m로 홍수기 제한 수위(1백61.7m)를 넘겼으나 계획홍수위(1백64.7m)에는 1m 가량 모자란다. 안동댐은 현재 초당 9백t의 물이 들어오면서 수위가 제한 수위(1백60m)에 가까운 1백59.44m를 기록하고 있으나 낙동강 하류 상황을 고려해 오전 2시부터 방류량을 초당 2백60t으로 줄였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