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지 않는 도시', 썬시티(Sun City)는 카지노와 골프, 그리고 특급 리조트가 자리한 남아프리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 공간이다. 백만장자인 호텔리아 솔 커즈너 (Sol Kerzner)의 영감에서 시작된 이 도시는 만약 어른 피터판이 있었다면 능히 이곳에서 살만한 느낌을 주는 곳이다. 썬시티가 지어진 1970년대엔 이 나라 전역에서 도박이 금지되어 있었다. 하지만 작은 보프타즈와나(Bophuthatswana) 공화국에서는 가능했었다. 그래서 이곳에 선씨티라는 가상 공간이 들어설 수 있었던 것. 요하네스버그에서 약 200km도 떨어져 있지 않는 이 도시에는 거대한 카지노와 18홀의 골프장, 밸리 오브 더 웨이브 (Valley of the Waves)란 이름의 워터파크, 다양한 수상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인공 호수, 갖가지 오락과 쇼핑을 즐길 수 있는 복합 놀이 공간들이 들어서 있다. 언제든지, 야외 공연을 할 수 있는 슈퍼볼 (Super Bowl)도 있어 그야말로 한 곳에서 모든 것을 즐길 수 있다. 리조트가 초기에 성공하는데 기여한 것은 물론, 카지노였다. 처음에는 럭셔리한 호텔(Sun City Hotel)과 인공 호수, 남아프리카의 골프 챔피언이었던 게리 플레이어(Gary Player)가 설계한 골프장으로 출발했지만 이곳을 찾아오는 손님들을 다 감당하기 힘들어져 계속해서 특별한 공간들을 설계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그 모든 시설들 중에서 가장 사람들의 시선을 멈추게 하는 곳은 바로 '팰리스 오브 더 로스트 씨티(Palace of the Lost City)'라고 명명된 공간이다. 이 호텔을 완성하는데 소요된 시간은 약 28개월. 전설로 전해져오는 고대왕국의 한 왕을 위해서 세워졌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 주제에 걸맞게 모든 인테리어가 아프리카 정글에서나 봄직한 것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입구를 지키듯 도열한 거대한 코끼리 석상은 그대로 이곳이 분명한 아프리카 땅임을 느끼게 해준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호텔 (Leading Hotels of the World)의 멤버인 만큼 이곳의 명성은 해마다 방문하는 세계적인 명사들의 리스트에서도 확인된다. 마이클 잭슨을 비롯, 헐리웃의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각국의 수상이나 왕족들이 주요 고객들이다. 호텔 리셉션 위에 있는 로툰다(rotunda)는 폭이 16m나 되고 환타지 정글을 나타내는 프레스코(6개)로 이루어졌는데 미칼란젤로 (Michelangelo)가 시스틴 채플 (Sistine Chapel)을 그렸을 때 사용했던 동일한 방법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화가들이 이걸 만드는데 걸린 시간이 무려 5천시간. 선씨티의 건축물들은 이렇게 그 크기와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이방인을 압도하고 있다. 호텔의 정상에 올라 그곳에 마련된 킹스 타워(King's Tower)에서 선씨티와 썬시티가 자리하고 있는 필란에스버그 국립 공원 (Pilanesberg National Park)을 바라보면 혼자서 이런 도시를 이룬 사람의 야심과 부를 다시한번 곰곰이 생각케한다. 사람들은 이곳에서 잠시 환상적인 파라다이스로 초대받은 듯한 느낌을 얻는다. 현지취재: 이정현(객원기자) 취재협조:남아공대사관, 남아프리카항공(SAA), 남아프리카관광청(SATOUR)